아르헨티나, 한국에 반하다
한글문화연대 기자단 11기 이연주
yjlee020606@naver.com
아이돌 산업의 열풍은 물론, 각종 드라마, 영화의 세계적 성공으로 한국 문화는 본격적으로 세계로 뻗어나가기 시작했다. 이제는 새로운 음악과 영화, 드라마가 발표되면 한국 내부의 반응만 살피는 것이 아니라 전 세계 소비자들의 반응을 살핀다. 한류 열풍으로 전 세계 어디를 방문해도 한국 문화를 즐기는 사람들을 쉽게 만나볼 수 있다. 그중에서도 한국 문화에 대한
2020년 방영한 여행 예능 프로그램 ‘트레블러’에 출연한 배우 강하늘이 아르헨티나 현지 식당을 방문하자 웨이터는 ‘넷플릭스’ 드라마에서 봤다며 단번에 강하늘 배우를 알아봤다. 아르헨티나 최초의 한국인 앵커로 활약한 황진이 아나운서는 한국 문화를 알리는 ‘유튜브’ 영상을 제작해 아르헨티나 현지인들 사이에 높은 인지도를 쌓고 있다. 한국 배우, 가수들에 빠진 아르헨티나 사람들은 그들의 작품, 음악을 넘어 그들이 살고 있는 ‘한국’의 모든 것을 알고 싶어 한다. 한국에서 아르헨티나까지는 비행기로 30시간. 멀고 먼 나라인 아르헨티나에 어떻게 한국 문화가 닿을 수 있었을까.
한국 문화에 대한 아르헨티나 사람들의 뜨거운 열정을 불러일으킨 건 ‘고향’을 잊지 않은 아르헨티나 거주 한인들의 마음이었다. 아르헨티나에 거주 중인 한인들은 한인회 활동 등을 통해 민족 문화와 한인으로서의 정체성을 뚜렷하게 유지하고 있는 특징을 가진다. 경희대학교 인류사회연구소의 조사에 따르면 동포 중 절반(50.5%)이 아르헨티나와 한국 모두를 자신의 모국으로 인식하고 있으며 40%의 동포들은 여전히 한국만을 자신의 모국으로 인식하고 있다. 이처럼 한인들은 아르헨티나 사회에 적응하려 노력하면서도 한국인의 정체성을 강하게 유지하고 있다.
이러한 아르헨티나 거주 한인들의 특성은 아르헨티나 사회에 한국 문화가 알려지는 데 마중물과 같은 역할을 했다. 한인들은 아르헨티나 한국문화원, 아르헨티나 한인회와 같은 단체를 설립해 한인의 권익 옹호와 복지 증진에 힘쓰는 동시에 한국 문화 활동을 이어갔다. 꾸준히 이어간 한국 문화 활동은 한류 열풍을 맞으며 아르헨티나인들의 관심을 받게 되었고, 그 규모가 점차 커지게 되었다.
현재 아르헨티나에서는 ‘한-아르헨티나 전통 의복 교류 패션쇼’, ‘한국 문화의 달’, ‘김치의 날’, ‘하루 페스티벌’, ‘케이팝 경연대회’ 등과 같은 한국 문화 축제가 정기적으로 개최되고 있다. 한인들은 이러한 축제를 통해 판소리, 부채춤, 케이팝부터 한복과 한국어까지 다양한 한국 문화를 알리고 있다.
지난 2024년 12월 개최된 ‘제59회 하루 페스티벌’은 아르헨티나 한인회가 주관하는 가장 큰 행사로, 오랜 기간 현지인들에게 사랑을 받았다. 아르헨티나의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중심인 팔레르모 공원에서 개최된 이번 행사는 기상 예보로 행사 날짜와 장소가 여러 번 변경되는 상황에서도 한인회 추산 7만 명 이상의 시민이 모였다. 아르헨티나의 힘든 경제 상황으로 인해 이번 행사를 열기 위해서는 한인들이 똘똘 뭉쳐야 했다. 한인회 회원들을 주축으로 행사 개최를 위한 소액 모금 운 동이 진행됐고, 지방에 거주해 행사에 참석할 수 없는 한인들도 힘을 보탰다.
이번 하루 페스티벌에서는 한식 부스, 한복 체험 부스, 케이팝 부스부터 한국어를 배울 수 있는 부스까지 다양한 부스가 자리했다. 한국문화원은 별도의 부스에서 한국 관광안내 책자, 김치 소개 및 노벨문학상 수상자 한강 작가의 작품을 전시했다. 이번 하루 페스티벌을 통해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부에노스아이레스에 비지니스 센터를 열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한국 문화를 알리기 위한 한인들의 노력의 성과가 알려지기도 했다.
아르헨티나 한인들은 현지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한 한국어 교육에도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아르헨티나한국교육원’은 아르헨티나 사람들의 한국어 교육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는 것에 따라 현지 한국어 교육 활성화에 힘쓰고 있다. 그들의 노력으로 부에노스아이레스의 한 초등학교에서는 2016년부터 한국어와 한국 문화 수업이 진행되기도 했다.
현재 아르헨티나에서의 한국 문화는 전문가들 사이에서 문화적 입지를 단단히 다진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머나먼 타국에서 살며 적응을 위해 치열하게 노력하면서도 본래의 뿌리를 잊지 않은 아르헨티나 한인들의 노력으로 우리만의 문화였던 것들이 외국 사람들에게 전달되고, 사랑받고, 인정받게 된 것이다. 한류 열풍과 함께 피어난 한인들의 결실이 앞으로 얼마나 더 큰 사랑을 받게 될지, 앞으로 또 어떤 성과를 낳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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