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답하라 전통 한식
한글문화연대 대학생 기자단 11기 이연주
yjlee020606@naver.com
2024년 7월, 한 광고가 많은 사람의 관심을 끌었다. ‘식구의 부활’이라는 광고로, 한 사람이 간단한 집밥을 요리하는 모습이 담긴 간단한 광고다. 이 광고에 담긴 ‘가족은 있지만 식구, 즉 한집안에서 함께 살며 끼니를 같이 하는 사람은 없다’라는 메시지는 대중의 공감을 얻었다. 현대의 가족 구성원은 각자의 시차가 존재한다고 말할 만큼 서로 각자의 일로 바쁘고, 따라서 밥 먹는 시간도 서로 다른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집밥보다 바깥 음식을 자주 먹는 것이 보통이 되었다.
외식이 늘어나며 일식, 중식과 같은 외국 음식을 접할 기회가 늘어났고, 카페 문화가 활성화되며 다양한 외국 디저트가 인기를 끌었다. 그렇게 한국 사람들의 식탁에서 점차 쌀이 밀려나고, 빵이 올라오는 일이 잦아졌다. 이런 상황에서도 한식의 세계적 인기는 점점 더 커지고 있다. 2024년 10월까지 한국 농식품이 수출 82억 달러를 달성하며 한국의 높은 세계적 위상이 증명됐다. 넷플릭스 등 인터넷 영상 배급망(OTT)을 통해 한국의 미디어 콘텐츠가 세계적 인기를 끌며 작품에 등장한 한국 음식이 외국 사람들의 눈길을 끌기도 했다.
이렇게 한식에 대한 세계인들의 기대감, 관심이 커진 상황에서 정작 한국 사람들이 그 가치를 잊고 사는 모습이다. 우리 한국인들은 우리의 전통 한식을 기억할 때가 되었다.
흔히들 어떤 것을 간절히 바란다는 의미로 ‘굴뚝같다’는 표현을 쓴다. 그런데 이 굴뚝이란 말은 ‘꿀떡’의 변형된 발음이다. 원래 이 말은 경상도에서 자주 쓰던 방언으로 생각되는데, 무엇을 간절히 바랄 때 목에 꿀떡이 꼴깍하고 넘어가는 것을 표현한 의성어로 볼 수 있다. 옛날, 먹을 것이 귀한 때 꿀을 바른 떡인 꿀떡은 꿈에서도 그리는 음식이었다. 그런 꿀떡을 먹고 싶은, 그 간절한 마음 상태를 ‘꿀떡 같다’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제는 떡이 과자와 빵 같은, 다양한 간식거리들에 밀려 꿀떡이라는 말도 자주 쓰이지 않게 되자 우리가 흔히 들을 수 있고 쉽게 생각이 미치는 굴뚝으로 와전된 것이다. 이를 통해 하나의 전통 음식이 인기를 잃어가며 우리의 언어 표현도 그에 맞춰 변화했음을 알 수 있다.
다음 음식은 신선로다. 신선로에 여러 종류의 어육과 채소를 넣어 끓인 음식으로, 궁중에서는 맛이 좋은 탕이라는 뜻에서 열구자탕이라 했다. 신선로는 호화롭고 품위 있는 궁중음식 중에서도 가장 대표적이고 자랑할 만한 음식에 속한다. 그릇부터 색다른 신선로는 음식을 맛보기도 전에 먼저 분위기에 취하게 된다. 신선로의 유래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이야기가 있는데, 조선조의 선비 정희량이 산천을 유람하며 쓰던 그릇이라 신선로라 불렀단 이야기가 있고, 새로 만들었다 해서 신선로란 이야기도 있다. 신선로는 들어가는 재료가 많고 그릇이 흔하지 않아 쉽게 먹을 수 있는 음식이 아니었기 때문에 신선로는 오늘날 더욱 접하기 힘든 음식이 되었다.
다양한 외국 간식들 사이에서 여전히 인기를 끌고 있는 한국 과자가 있다. 바로, ‘약과’다. 약과는 밀가루를 꿀, 참기름으로 반죽해 약과판에 박아 식물성기름에 지져 만든 유밀과다. ‘약과’라는 명칭은 반죽에 꿀이 들어갔기 때문에 붙은 명칭으로 약식, 약주 등과 같은 맥락에서 쓰이고 있다. 크기에 따라 소약과, 대약과 등이 있으며, 모나고 크게 만든 것은 모약과라 한다. 약과는 통일신라시대에 불교의 제물로 사용하기 위하여 만들어진 것이라 한다. 이후 고려시대에 이르러 기호품으로 크게 유행했다. 약과의 모양은 대추, 밤, 배, 감, 새, 짐승의 모양이 변하여 조선시대에는 둥그런 원형이 되었고, 이것이 제상에 쌓아 올리기 불편하여 다시 방형, 즉 네모진 모양이 되었다. 그 후에 또 모양이 변하여 둥글게 만들어져서 지금의 약과판에 박아낸 모양으로 변하였다고 한다. 약과는 말랑말랑한 느낌과 깊고 풍부한 단맛으로 인해 고려시대 뿐 아니라 지금도 제사를 지낸 후 아이들은 제일 먼저 약과를 집을 정도로 인기 있는 과자이다. 인스턴트 과자가 판을 치는 지금도 약과의 인기는 결코 떨어지지 않는다.
대중 음식의 다양화, ‘퓨전 음식’의 물결 속에 한식은 한국인의 일상과 점점 더 멀어지고 있다. 한 나라의 문화를 논하는 데 있어 절대 빠질 수 없는 것이 식문화인 만큼, 우리의 정체성을 잃지 않도록 한식을 기억하고 찾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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