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문학, 현대인을 위로하다
한글문화연대 대학생 기자단 10기 이성민
문학이란 무엇인가,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에서 문학은 “인간의 사상이나 감정을 언어로 표현한 예술”이라 나온다. 한글로 쓰인 문학, 흔히 한국문학이라고 부르는 한글문학은 우리만의 정서와 사상이 깃든 한국 고유의 문학이다. 한글문학의 매력은 무엇일까? 강원대학교 문학동아리 두 곳을 취재해 어떻게 하면 우리가 한글문학에 더욱 친숙해질 수 있을지 알아보았다.
‘시선’, 나와 시를 연결하다
강원대학교 시 동아리 ‘시선’은 사랑, 만남, 행복 등 일상 속에서 자주 마주칠 수 있는 주제를 담은 시를 발견하고, 이를 자신의 하루와 연관 지어 일상을 시와 연결하는 동아리다.
‘시선’은 학우들과 함께 좋아하는 시를 공유하며, 낯설고 어렵게 느껴질 수 있는 시를 친구로 만나는 계기를 마련하는 것을 목표로 활동한다. 또한 시를 중심으로 자신의 의견을 개진하는 과정에서 문학적 감수성과 비판적 사고 의식을 함양함으로써 학우들(인문대학)의 문학적 소양을 높이는 것을 부차적인 목표로 한다.
‘시선’의 주된 활동은 부원들 각자 소개하고 싶은 시 한 편을 준비하여 공유하고 감상하는 것이다. 특히 자신이 제일 좋아하는 시로 나를 소개하며, 특정 주제에 맞는 시어와 관련된 시를 찾아 시에 대한 시야를 넓힌다. 이런 활동으로 내가 느낀 감상을 공유하고 풍부한 감상을 경험할 수 있다. 나아가 시에 대한 감정과 생각을 각종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게재하여 동아리 구성원이 아닌 다른 사람들과도 공유한다.
‘시선’이 생각하는 한글 시의 매력 무엇일까?
한글 시의 매력에 대해 ‘시선’의 최주원 회장은 인터뷰에서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그러나 정확하게 파악하기 어려운 것”이라 표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수많은 시에서, 동일한 의미나 비슷한 발음을 가진 단어들의 배치로 운율감을 느낄 수 있으며 한글로 시를 쓰기에 한두 번 발음하여 읽어 보면 시에 담긴 의미를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다는 말이,다. 하지만 꼭 그렇지 않은 시들도 많은데, 시인이 처한 환경 등 시 외적인 요소에 대한 이해가 필요한 상황이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읽기 어렵다는 이유로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든 시인의 세계를 이해하고자 하는 마음”에서 한글문학은 매력이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시인이 표현하고자 하는 바와, 자신이 이해한 것이 일치하는 순간이 한 번이라도 찾아오는 순간 문학을 접하는 것을 포기할 수 없게 된다.”라고 최 회장은 강조했다.
어떻게 해야 시와 조금 더 친근해질 수 있을까 하는 질문에는 이런 대답이 돌아왔다.
“시를 ‘그저 문제 풀이를 위한 수단’으로만 익힌 사람은, 시를 어려운 문학으로 인지할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에게 있어서 ‘시’는 나를 표현할 수 있는 도구이며, 세상을 바라보는 시야를 넓힐 수 있는 수단입니다. 일주일에 한 번이라도 자신의 이상을 담은 시를 읽는 습관을 들인다면, 시와 가까워지는 것은 그리 어려운 문제가 아닙니다. 세상은 거대한 시어의 집합이고, 우리는 시상의 흐름 속에서 자유롭게 유영하고 있습니다. 여러분의 시야를 다채롭게 만들 시선을 기대해 보세요. 당신의 시선은 시를 맞이할 준비를 이미 끝마쳤을지도 모릅니다.”
북한강, 다른 가치관을 이해하다
강원대학교 문학동아리 ‘북한강’은 구성원들이 직접 문학 관련 글을 쓰고 나누며 문학에 대한 소양을 넓혀가는 동아리다.
‘북한강’은 문학 창작과 감상을 통해 문학적 감수성을 높이고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을 넓힌다. 특히 각자의 문학작품에 서로 피드백을 함으로써 문학적 성숙도를 높이는 것이 주요한 목표다.
북한강의 주된 활동은 '합평회'와 '문학회'다. 합평회는 구성원이 창작한 시나 소설, 기타 산문을 한자리에서 공유하면서 좋은 점이나 아쉬운 점을 지적하며 피드백하는 시간이다. 문학회에서는 각자가 평소 인상 깊게 읽은 시나 소설을 공유하며 느낀 점을 공유하는 시간을 갖는다. 이에 더해 릴레이 소설로, 같은 이야기를 다른 사람이 풀어나가는 것을 보면서 문학적 상상력과 창의력을 높일 수 있는 시간도 갖는다.
‘북한강’이 생각하는 한글문학의 매력은 무엇일까?
‘북한강’의 최교민 부회장은 인터뷰에서, 같은 주제나 소재를 사용하더라도 서로 “다른 (내용의) 이야기들을 보는 재미가 한글문학에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동아리에서 지속적으로 한글문학 보고 쓰는 동안 “그간 쌓인 주제가 뚜렷하게 남아있어 새로운 이야기를 볼 때도 어려움 없이 읽을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라 말했다.
북한강의 한 부원은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세상엔 나와 다른 사람이 정말 많구나’ 하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 수많은 회원들과 대화하면서 각자 다른 가치관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게 무척 재밌었다.”라고 전했다.
문학, 왜 읽어야 하는가
‘시선’의 최주원 회장은 앞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문학을 가까이하면) 문학이 가지고 있는 치유적 힘에 대해 배울 수 있습니다. 시의 함축적인 구조와 표현은 인간의 상상력과 감성을 자극하고, 이는 독자의 감정을 쓰다듬는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시선’의 활동은 시를 단순히 읽는 것을 넘어서, 직접 ‘느낄 수 있게’ 합니다. 이는 문학을 통해 자신이 지니고 있던 진실한 감정을 마주하고, 고유의 목소리로 표출하며 마음을 정화해 나갈 수 있게 도움을 줍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인간 본연의 감성은 무뎌지기 마련입니다. 건조하게 메말라 버린 감정의 사막에서 한 편의 시(문학)는 현대인을 위로할 수 있는 오아시스가 될 수 있음을 배울 수 있습니다.”
사회가 발전할수록 사람들 간의 왕래는 줄어든다. 개인화되고 고립된 사회를 살아갈수록 사람들의 감정은 메말라간다. 메마른 감정이 비명을 지르는 상황이 많아진 현대인들에게, 문학은 물줄기가 되어 현대인을 위로하는 역할을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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