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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방/대학생기자단

케이팝에서 한글 가사는 점점 사라지나 - 송한석 기자

by 한글문화연대 2024. 1. 16.

케이팝에서 한글 가사는 점점 사라지나


한글문화연대 대학생기자단 10기 송한석
ckck50@naver.com

케이팝의 인기가 전 세계에서 점점 커지고 있다. 케이팝이 이렇게 인기가 많은 이유는 무엇일까? 지난 2021년, 워싱턴 포스트에서 내놓은 성 공요인은 이러하다. 바로 뇌리에 각인되는 노래와 소셜미디어서비스(SNS)에 최적화된 현란한 안무와 뮤직비디오, 적극적인 팬덤 활동 등이 다. 하지만 이것 말고도 또 다른 요인이 존재한다. 바로 한국어 가사이다. 마약을 다루거나 성적인 내용이 담긴 가사를 쓰는 영미권 노래와 다 르게 케이팝은 청춘, 도전 등을 주로 가사에 담았다. 바로 알아듣기는 어려워도 곡을 이해하면 치유되는 효과를 가져다 주었다. 그러나 최근 케이팝의 분위기가 이상하다. 한국어 가사 대신 세계를 겨냥해 영어로 부르는 노래를 자꾸 내놓는다. 이 같은 케이팝의 변화를 어떻게 보아야 될까.

 

케이팝 속 영어 가사
최근 방탄소년단 정국은 ‘골든’이라는 앨범을 발매했다. 이 앨범에 들어 있는 모든 곡이 영어 가사로 되어 있다. 선공개곡인 ‘세븐’이 공개될 때만 해도 영어 노래도 좋다는 분위기였지만 전곡을 살펴본 뒤 죄다 영어 가사라 한국어 노래를 기대한 팬들은 실망했다는 반응도 있었다. 이뿐만이 아니다. 블랙핑크 제니가 발표한 ‘유 앤드 미’, (여자)아이들 ‘I DO’, 있지 ‘BOYS LIKE YOU’ 등 외국 시장을 노리고 발표한 영어 노래가 점점 많아지고 있다.

출처: 한국일보 인터넷기사

 

해외 팬덤이 클수록 영어 가사의 비중이 커지는 현상도 나타난다.

 

왜 영어 가사를 사용할까

케이팝의 대표 주자들이 가사에 영어를 쓰는 이유는 케이팝의 위기와 관련이 있어 보인다. 케이팝 성장에 제한이 걸려 다른 방식을 찾아야 하는 것이다. 케이팝을 이끄는 하이브의 방시혁 의장은 “케이팝에서 케이를 떼야 한다”고 자주 말한다. 더 넓은 시장에서 소비자를 만나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를 위해 기획사들도 미국 시장에 진출하고, 글로벌 오디션을 통해 케이 없는 케이팝을 선보이려 한다. 제이와이피는 글로벌 걸그룹 VCHA(비춰)를 내놓음으로써 새로운 케이팝의 가능성을 모색한다. 케이팝에서의 ‘케이’의 경계가 희미해지며 고민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케이팝 변화의 흐름 속에서 방탄소년단 정국은 전곡 영어 가사 앨범을 발매해 빌보드 200차트에 이름을 올렸고 세계적인 글로벌 스타로 우뚝 섰다. 케이팝의 미래를 고민하고 도전하는 사람들이 바라는 장면이 아닐까 생각한다.

 

한국어 가사로 된 노래 더는 못 내나

이러한 도전과 성공에도 우려는 계속 된다. 이제 한국어 가사의 매력이 드러나지 못한다는 것이다. 영미권의 가사와 다르지 않은 내용으로 영어 노래를 내니 케이팝의 강점 중 하나가 사라졌다는 소리도 들려온다.

 

방탄소년단 정국도 이런 우려의 목소리를 아는 듯 “한국어 노래도 기회가 된다면 보여드리고 싶다. 앞으로도 기대 많이 해달라”는 인터뷰로 한국 팬들의 아쉬움을 달래주었다. 영어로 된 노래를 발매하고 세계 시장으로 나가는 것도 좋다. 그러나 케이팝을 널리 알리게 된 한국어 가 사의 아름다움을 강조하는 것도 여전히 통하는 전략이라고 생각한다. 악동뮤지션의 ‘시간과 낙엽’에는 ‘맨발로 기억을 거닐다 날 애싸는 단풍 에 모든 걸 내어주고 살포시 기대본다’는 서정적인 가사가 있다. 이 가사뿐 아니라 다른 가사도 한국어의 시적인 예쁨을 잘 표현하고 있다. 이런 노래를 들으면서 다시 한번 한국어 가사의 아름다움을 생각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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