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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방/대학생기자단

당신의 옷은 쓰인 대로 '편안한'가요 - 이성민 기자

by 한글문화연대 2023. 12. 4.

당신의 옷은 쓰인 대로 '편안한'가요

한글문화연대 대학생 기자단 이성민

reasonmmm@naver.com

 

우리에게 옷은 생활하는데 꼭 필요하죠. 나아가 옷은 자신만의 개성을 드러내는 수단이기도 합니다. 최근에는 각자의 개성에 맞게 옷도 다양해졌습니다. 옷을 만드는 회사마다 그 개성이 다르고 일부 회사의 옷은 고가에 팔리기도 합니다. 그중에는 무의미한 영어 단어들이 쓰인 옷도 많습니다. 후드티와 같은 편한 옷에서 유독 무의미한 외국 문자가 적힌 옷을 자주 발견할 수 있습니다. 이번 기사에는 영어 단어가 적힌 옷의 여러 가지 실태에 대해 짚어보고자 합니다.

 

기사와 직접 관련 없는 사진

 

 

영어 단어가 쓰인 옷, 무슨 의미인지는 알까

편하게 입을 수 있는 후드티나 일반 티셔츠를 살펴보면 영어 단어가 쓰인 것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습니다. 모든 옷이 그렇지는 않습니다만 상당수의 옷에서는 의도를 알 수 없는 영어 단어들이 왕왕 보입니다. 구체적인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얼마 전 어느 대학가에서 ‘편안한(Comfortable)’이라고 쓰인 옷을 본 적이 있습니다. 지루한(Numb)’이란 단어가 쓰인 옷도 있었죠. 이런 문장도 있었습니다. “나는 인간이 아니다.(I’m Not Human Being.)”의도를 알 수 없는 단어나 문장이 쓰인 옷이 생각보다 많습니다.

 

외국인의 시선에서는

언젠가 외국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의 대선 유세 옷을 입은 사람이 화제가 된 적이 있죠. 미국의 스포츠 경기장에서 한국의 한 중소기업 작업복을 입은 사람이 포착돼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한류가 전 세계로 확장하고 있는 요즘, 해외에서 한글이 쓰인 옷을 보는 일은 더 많아졌습니다. 그런데 만약 해외에서 한글로 ‘나는 멍청해’, ‘자살’과 같은 의미 없는, 혹은 부정적인 단어가 들어간 옷을 보게 된다면 어떨까요? 모국어가 영어인 외국인의 눈으로 현 상황을 본다면 위 질문에 조금 더 쉽게 답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대학에서 영어를 가르치는 원어민 교수에게 물으니, 그는 왜 학생들이 무의미한 단어가 적힌 옷을 입는지 모르겠다고 말합니다. 특별한 의미가 있는 것도 아니고 때로는 자신을 깎아내릴 수 있는 옷을 굳이 입는 이유를 모르겠다는 것입니다. “서구 브랜드는 문법적으로 정확하고 의미 있는 영어 표현을 사용하는데, 왜 무작위적인 영어 표현이 들어간 옷이 인기를 누리는지 이해되지 않는다.”라며 무의미한 영어 단어를 사용하는 것에 거부감을 보였습니다.

 

무엇을 의미하는 단어인지는 알고 입어야

1년 전 한 방송인이 영어 욕설이 적힌 바지를 입고 비행기를 타려다 거부당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그 사람은 결국 바지를 뒤집어 입고서야 비행기 탑승을 허락받았습니다. 해당 항공사는 “적절한 복장을 갖춰야 합니다. 맨발 또는 부적절한 옷은 허용되지 않습니다.(Dress appropriately; bare feet or offensive clothing aren’t allowed.)”라는 내용을 운송 규정*에 정해 두었습니다. ‘부적절한 옷’의 의미가 주관적이긴 하나, 다른 승객들이 불편할 수 있을 것 같은 옷을 의미한다고 추측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타인이 불쾌할 수 있는 단어가 적힌 옷을 입었다가 논란에 휘말린 사례입니다.

 

비단 위 사건과 같은 논란을 방지하기 위해서만이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 보이는 자신의 모습을 위해서라도 옷에 쓰여있는 외국 문자의 의미를 한 번쯤은 고려하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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