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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방/대학생기자단

한국어 더빙이 문제라고? - 송한석 기자

by 한글문화연대 2023. 5. 26.

한국어 더빙이 문제라고?

한글문화연대 대학생 기자단 10기 송한석 기자

ckck50@naver.com

 

 

[출처 = 미디어캐슬]

 

올해 5월 일본 애니메이션 ‘너의 이름은’의 재개봉이 확정됐다. 지난 2017년 개봉한 지 6년만의 상영이다. 또한 올해 한국에서 선풍적 인기를 끌며 400만 명의 관객을 끌어 모은 ‘스즈메의 문단속’도 5월 더빙판 개봉이 확정됐다. 한국어 더빙판은 예전과 다르게 수요가 늘었고 최근 ‘슬램덩크’를 포함한 인기 있는 애니메이션들은 대부분 한국어 더빙판을 함께 상영하고 있다. 잘된 우리말 더빙은 제2의 창작물로 여겨지며 자막판과는 또 다른 매력을 선사한다. 하지만 더빙판의 매력이 반감되는 사례가 있어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너의 이름은 더빙, 무엇이 문제였을까?

2017년에 ‘너의 이름은’ 한국어 더빙판은 이미 개봉했었다. 그러나 처음부터 더빙판 개봉이 확정된 것은 아니었다. 영화 수입사는 마땅한 성우를 구하는 것이 어렵고 한국어 더빙에 부정적인 사람이 많다는 이유로 더빙판을 제작하지 않는다고 했다. 시간이 지나 한국어 더빙판 제작이 확정돼서 성우 오디션을 열겠다고 했지만 정작 오디션은 하지 않고 성우 경험이 없는 배우를 캐스팅해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출처=케이비에스 인터넷뉴스]

 

많은 성우가 “오늘도 밤잠을 줄여 가며 입맞추기를 연습하고 내일 작품을 위해 시사를 한다. 그리고 이미 나온 작품들을 모니터링하며 변화와 변신에 도전하고 고민한다”며 “호흡 하나 동작 하나도 놓치지 않고 소리만으로 가장 작품에 어울리게 자연스럽게 담아내고자 노력한다”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경험이 없는 배우를 기용한다는 불만을 표시했고 업계 관계자들 또한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영화가 개봉하고 나서도 논란은 사라지지 않았다. 인터넷 상에서 관객들은 더빙한 배우들의 목소리는 일치율이 떨어져 위화감이 느껴졌고 진지한 장면에서도 개그적인 요소가 나타났다고 말했다. 결국 더빙판은 관람객 수 20000명도 돌파하지 못했는데 이는 자막판 관객수의 0.5%도 안 된다. 동시에 개봉한 하이큐 더빙판은 자막판 관객수가 ‘너의 이름은’과 무려 300만명 이상 차이가 났음에도 더빙판 재개봉 관객 수와 좌석점유율에서 ‘너의 이름은’과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더빙이 중요한 이유

번역에는 목적이 있다는 것을 중요시 하는 이론의 등장으로 수용자의 목적에 따른 다양한 번역들이 등장했다. 더빙이 수용 국가의 문화나 언어를 적절히 사용해 관객들에게 안정감을 준다는 의견도 있다. 이때 더빙을 맡은 성우는 안내자, 소개자 역할도 담당하기 때문에 정확한 표현력과 연기력이 필수적이다. ‘너의 이름은’ 더빙판 논란은 성우를 맡은 배우가 이런 역할을 정확하게 수행하지 못해 불거졌고 결국 올해 5월 전문적인 성우들을 뽑아 재개봉하게 되었다.

 

한편으로 더빙판 제작은 미디어 소외계층의 미디어 접근권 향상을 위해서도 중요하다. 자막을 읽지 못하는 사람들은 더빙에 의존한다. 더빙판이 제작되지 않는다면 그들은 영화를 즐기지 못할 것이다. 이에 국회의원들이 더빙과 자막을 선택할 수 있는 권리를 주는 법안을 발의했고 지난 8월에는 우리말 더빙 법제화를 위한 토론회를 개최했다.

 

시각장애인연합회는 국회에 보낸 의견서에서 “외국어를 제공하는 모든 방송프로그램의 외국어 대사와 인터뷰를 한국어로 더빙해야 한다”며 “이는 장애인차별금지법, 방송통신발전기본법을 실천하는 방안”이라고 강조했다. 이렇듯 더빙, 더 나아가 전문적인 더빙을 강조하는 또 한 가지 이유는 자막을 읽지 못하거나 읽을 수 없는 사람들의 문화 향유권 때문이다. 특히 애니메이션의 주요 관객이 어린이임을 생각할 때 더빙판은 어린이들이 자국어에 자부심을 갖게 해 준다. 재개봉하는 ‘너의 이름은’뿐만 아니라 앞으로 개봉하는 다른 영화의 더빙판도 정확한 전달력을 가진 성우들이 한국어의 감정과 분위기를 잘 살려 관객들에게 전달해 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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