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방2501 신도 우주도 우리는 알 수 없네 [우리 나라 좋은 나라-48] 김영명 공동대표 리처드 도킨스는 기독교를 공격하는 무신론자로 유명하다. 몇 해 전 그가 쓴 이라는 책이 국내에서도 많이 팔렸다. 이 책에서 그는 신이 왜 존재하지 않는가를 논리적으로 밝히고자 했는데, 실상 책의 대부분이 기독교 교회와 광신도들이 역사상 저질러온 악행에 대한 고발로 채워져 있어 실망했던 기억이 난다. 어쨌든 그가 신이 존재할 수 없는 이유로 들었던 것 중에서 기억에 남는 것은 다음과 같다. 신이 이 세상 만물을 창조하고 설계한 “시계공”인데, 그러면 그 시계공은 도대체 누가 만들었는가 하는 질문이다. 신이 모든 것을 창조하였다면 그 신은 누가 만들었고 어떻게 해서 생겨났느냐 말이다. 이 질문에 대해 “내가 만들었다.”라고 대답한다면 정신병자 취급을 당하겠지. .. 2014. 9. 5. 팔월 한가위 [아, 그 말이 그렇구나-55] 성기지 운영위원 추석이다. 설날을 ‘정월 대보름’이라고 하듯이, 추석은 ‘팔월 한가위’라고 말한다. ‘한가위’에서 알 수 있듯이, 추석의 순우리말은 ‘가위’이다. 우리말에 ‘절반’이나 ‘가운데’라는 뜻으로 쓰이는 ‘가웃’이란 말이 있다. 요즘에도 수를 셀 때 이 말을 쓰고 있다. ‘석 자 가웃’이라 하면, ‘가웃’이 한 자의 절반이므로, 석 자 하고도 반자쯤 더 되는 길이를 나타낸다. ‘가위’는 바로 이 ‘가웃’이 변한 말이다. 더운 때와 추운 때의 한가운데를 가리킨다. 이 ‘가위’에 ‘크다’는 뜻의 우리말 ‘한’을 덧붙여서 ‘한가위’라고 부른다. 추석을 음력 8월에 있는 명절이란 뜻으로 ‘중추절’이라고도 하고, 그 무렵이 날씨가 아주 좋은 때이므로 ‘중추가절’이라고도 한.. 2014. 9. 4. 광화문에 조선어학회 한말글 수호 기념탑이 서다 8월 29일 금요일 오후 5시. 우리나라 문화와 경제의 중심인 종로구 광화문에 하나의 탑이 새로 세워졌다. 이른바 조선어학회기념탑이 우리나라 오랜 논의 끝에 세종대왕의 오른편 세종로공원에 건립된 것이다. 이번 행사는 한글학회와 서울특별시가 주최하고 문화체육관광부의 후원으로 진행되었다. 서울시의 ‘‘한글 마루지(랜드마크)’ 사업 중 하나가 바로 이 탑이다. "올해는 우리 학회가 1942년 10월 1일, 일제가 일으킨 이른바 '조선어학회 사건'으로 수난을 겪은 지 72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우리 학회는 서울시와 함께, 혹독한 일제강점기에 목숨을 걸고 우리말 우리글을 지켜낸 조선어학회 선열들의 거룩한 뜻과 정신을 길이 전하고자, 서울시 종로구 세종로공원에 '조선어학회 한말글 수호 기념탑'을 세웠습니다." 이번.. 2014. 9. 3. 사라진 도시를 찾아주세요. 사라진 도시를 찾아주세요. ‘ Hi Seoul ‘, ‘Colorful Daegu’, ‘Dynamic Busan’ , ‘Only Jeju’. 미국 서부 도시들 표어들이 아니다. 전부 우리나라의 대표격인 도시들의 명칭이다. 이제 우리의 도시는 ‘한밭 대전’이 아닌 ‘It’s Daejeon’이 되었고, ‘빛고을 광주’ 대신 ‘Your Partner G’ 가 되었다. ⓒ 광주광역시 ⓒ 대전광역시 우리 고유의 이름을 잃어버린 이런 외국어 표기는 언제부터 시작된 것일까? 열풍의 시작은 2002년 우리나라 대표 수도인 서울의 ‘Hi, Seoul’이라는 명칭으로부터 시작됐다. 본래 ‘Hi, seoul’은 1994년 ‘서울 시민의 날’이란 이름으로 시작된 일종의 행사 명칭이었다. 2002년 8월 공개모집을 통해서 시민들.. 2014. 9. 3. [마침]우리말 사랑 동아리 2기 다짐대회(영상) 2014. 8. 28. 우리 역사의 진정한 위인은 누구일까? [우리 나라 좋은 나라-47] 김영명 공동대표 우리 역사에서 정말로 세상에 내놓고 자랑할 만한 것이 무엇이 있을까? 불국사? 고려 청자? 팔만대장경? 고려의 금속 활자? 이순신? 이율곡? 이퇴계? 원효? 을지문덕 이순신과 을지문덕에 대해서는 지난 호에서 얘기했다. 대단한 위인이지만 약한 나라를 구한 위인이지 세계로 뻗어나간 위인은 될 수 없었다. 그들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나라의 사정상 그랬다. 강한 나라에 둘러싸인 약한 우리에게는 국제 정치나 경제, 생활 수준 등등에서 세계에 자랑할 만한 것이 없다. 그래서 우리가 자랑 삼아야 할 유산은 문화 유산일 수밖에 없다. 그럼 어떤 것들이 그런 문화 유산일까? 위에서 거론한 것들이다. 우리는 힘은 약했어도 최소한 문화적으로 야만족은 아니었다. 그런데 여기서도 역.. 2014. 8. 28. 알갱이와 알맹이 [아, 그 말이 그렇구나-54] 성기지 운영위원 ‘알갱이’와 ‘알맹이’란 서로 다른 두 낱말이 있는데, 그 각각의 쓰임을 잘 따져보지 않는 경우가 많다. ‘알갱이’는 “곡식의 낟알이나, 열매의 낱개”를 가리키는 말이다. “쌀이나 보리, 밀 알갱이는 잘고, 도토리나 밤 알갱이는 굵다.”처럼 쓰인다. 반면에 ‘알맹이’는 “물건을 싸고 있는 껍데기나 껍질을 벗기고 남은 속 부분”을 가리키는 말이다. “땅콩을 까서 알맹이를 모아 놓은 것보다 남은 껍데기가 더 수북하다.”처럼 쓰인다. ‘알갱이’는 셈을 헤아리는 단위로도 쓰여서 “한 알갱이, 두 알갱이, 세 알갱이”라고도 할 수 있지만, ‘알맹이’는 그렇게는 쓰이지 않는다. 모처럼 하늘이 높고 햇살이 눈부신 나날이다. 이런 날씨가 보름만 지속되어도 올 가을 수확이.. 2014. 8. 28. (속) 이순신 장군 이야기 [우리 나라 좋은 나라-46] 김영명 공동대표 이순신 장군에 대한 얘기를 쓰다 보니 이런 생각이 든다. 명량 해전에서 이순신에게 남은 전함은 12척이었다고 한다. 왜군의 전함은 330척이었다. 이렇게 불리한 여건에서 왜적을 쳐부순 이순신은 영웅임에 틀림없지만, 그 전에, 우리는 왜 항상 이렇게 약한 쪽이었냐 말이다. 왜 우리는 수백 척으로 12척의 적을 압박한 적이 없는가 말이다. 설사 저쪽의 어느 이순신에게 박살이 나는 한이 있더라도 말이다. 역사상의 우리 위인이 어떤 분들인가? 을지문덕, 강감찬 등등. 이들은 외적의 침입을 막아서 나라를 구한 이들이다. 불리한 여건 속에서 적들을 훌륭히 물리쳤다. 훌륭히 물리친 건 좋은데, 여기서 내가 강조하고자 하는 것은 그 ‘불리한 여건’이다. 강대한 적의 압박 .. 2014. 8. 28. ‘가지다’와 ‘지니다’의 차이 [아, 그 말이 그렇구나-53] 성기지 운영위원 예전에 어떤 방송 프로그램에서 출연자가 “아내의 사진을 늘 지갑 속에 갖고 다닌다.”고 말했던 것을 기억한다. 그 사실의 진위 여부를 떠나, 말솜씨는 그리 좋아 보이지 않았다. ‘늘 가지고 다닌다’는 표현이 알맞은 것일까? ‘가지다’는 말은 국어사전에 “무엇인가를 손이나 몸에 있게 하다.”라는 뜻과 “자기 것으로 하다.”는 뜻이 대표적으로 올라 있다. 이 가운데, “주운 돈을 가지다.”, “몇 십 년 만에 내 집을 가지다.”처럼 “자기 것으로 하다.”는 뜻으로 쓰이는 ‘가지다’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그런데, “돈을 가지고 있다.”와 같이 “무엇인가를 손이나 몸에 있게 하다.”는 뜻으로 쓸 때에는 ‘지니다’는 말과 잘 구별해서 사용해야 한다. ‘지니다’는 .. 2014. 8. 28. 이전 1 ··· 254 255 256 257 258 259 260 ··· 278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