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자막의 맞춤법 오류
한글문화연대 대학생 기자단 10기 나지은
eun030317@naver.com
지난 6월 12일 방송된 에스비에스(SBS) 뉴스 자막에서 맞춤법 오류가 발견되어 논란이 벌어졌다. 바로 ‘안경이나 망원경, 현미경 따위를 이용하지 아니하고 직접 보는 눈’을 의미하는 ‘육안’이라는 단어를 ‘유관’으로 잘못 표기한 것이다. 최근 뉴스 자막의 맞춤법 오류 사례는 또 있다.
연합뉴스의 자막에서는 ‘열기 식히는’을 ‘열기 시키는’이라고 잘못 표기하여 방송하기도 했다. 뉴스는 시청자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전달해야 한다. 그러나 이렇게 잘못된 맞춤법을 사용하는 것은 잘못된 정보를 전달하는 것에서 나아가, 뉴스가 전달한 정보에 대한 시청자의 신뢰를 떨어뜨린다.
사람들은 뉴스가 우리말을 매우 정확하게 사용할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이동석 청주대학교 전임강사의 『뉴스 자막 언어의 오류 실태 연구』에 따르면 420회의 뉴스 방영 분에서 1,600여 개의 오류 자막이 발견되었다. 1회 방영분마다 평균 4개꼴로 자막 오류가 발생한 셈이다. 뉴스 자막 오류를 유형화하면 발음 표기 오류, 형태 표기 오류, 띄어쓰기 오류, 문장 부호 오류, 외래어 표기법 오류, 어휘 사용 오류, 문장 오류, 어법 및 언어 예절 오류, 기타 오류 등으로 나눌 수 있다. 이는 뉴스 자막 제작자들의 국어 실력이 일반적인 한국인 수준을 넘어서지 못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방송사에서 자막의 맞춤법에 대해 관리를 소홀히한다는 지적도 있다. 국립국어원의 정기간행물 새국어생활 24권 3호에 실린 인터뷰에 따르면, 장진한 티브이조선(TV조선) 보도본부 전문위원은 “방송사들이 공통으로 쓰는 자막문장에 대한 지침도 없다”면서 “방송국에서 일하는 2년여 동안 자막을 주제로 세미나를 여는 국어 단체나 언론 단체가 있었다는 소식을 접한 적도 없다”고 한다.
뉴스는 신속하고 정확하게 올바른 사실을 전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아무리 보도 내용이 정확하다 하더라도 자막 표기에서 맞춤법 오류가 발생하면 그것은 결국 부정확한 뉴스가 된다. 또한 잘못된 뉴스 자막을 접한 시청자들은 오류 자막을 올바른 표기법으로 인식할 수도 있다. 일반적으로 시청자들은 뉴스에서 사용되는 말과 글을 표준으로 여기기 때문에 뉴스 자막의 맞춤법 오류는 결국 많은 시청자의 국어 능력을 떨어뜨리게 된다. 뉴스 자막의 잘못된 맞춤법 사용 문제가 개선될 수 있도록 뉴스 자막 제작자들뿐만 아니라 방송 종사자, 시청자들이 문제를 인식하고 이를 바로잡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참고 자료
신민경. (2018년 8월 2일). 예능방송-유튜브, 맞춤법 어긴 자막 속출...부끄러움은 누구 몫?. 디지털투데이 http://www.digital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201444
이동석, 「뉴수 자막 언어의 오류 실태 연구」, 『어문논집』, 54권, 2006년, 5-4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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