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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방/대학생기자단

'한글 점자의 날'을 아시나요? - 이연수 기자

by 한글문화연대 2022. 10. 18.

한글문화연대 대학생 기자단 9기 이연수 기자

dldustn2001@naver.com

 

 

109일은 한글날, 114일은 한글 점자의 날이다.

 

한글 점자의 날은 시각장애인의 점자 사용 권리를 신장하고 점자에 대한 국민의 관심과 이해를 높이기 위해 제정된 날로, 매년 114일이 바로 그 기념일이다. 점자법 제15조에 따르면 한글 점자의 날이 속한 주간을 한글 점자 주간이라고 하며,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이와 관련해 각종 행사를 실시할 수 있게 되어 있다. 114일은 현재 사용하는 한글 점자의 원형인 훈맹정음을 발표한 날을 기념하여 정해졌다.

 

그전까지는 법정 기념일이 아니었던 한글 점자의 날202012월에 점자법이 개정된 이후부터 법정 기념일로서의 위상을 갖게 되었다. 올해 한글 점자의 날96돌을 맞이했으며 법정 기념일이 된 지는 두 해째다. 하지만 아직 인지도가 아주 낮은 것이 사실이다. 누구나 우리 문자로 읽고 쓸 수 있었으면 하는 마음을 담아 세종대왕께서 창제하신 훈민정음은 많은 사람이 그 의미와 가치를 잘 알고 있지만, 송암 박두성 선생이 반포한 훈맹정음에 대해서는 많은 사람이 그 원리와 가치를 잘 모른다. 우리나라 교육과정에서 훈민정음은 구체적으로 다루지만 훈맹정음은 제대로 다루지 않는다는 점이 하나의 이유일 것이다. 이제는 법정 기념일로서의 위상에 맞게 2022114, ‘96돌 한글 점자의 날을 맞아 더 많은 사람이 그 의미를 알고 새겼으면 한다.

 

그렇다면 훈맹정음이란 무엇일까?

한글점자 「훈맹정음」 제작 및 보급 유물 / 출처: 문화재청

훈맹정음은 박두성 선생이 시각장애인을 위해 만든 6점식 한글 점자이다. 쉽게 말해 시각장애인을 위한 훈민정음이라고 볼 수 있다. 박두성 선생은 1926114일에 훈맹정음을 발표했다. 훈맹정음은 자음과 모음, 숫자도 다 들어가 있는 63개의 한글 점자로 이루어져 있으며 세로 3, 가로 2개로 구성된 점을 조합해 자음과 모음의 문자를 표현한다. 배우기 쉽고, 점 개수가 적고, 서로 헷갈리지 않아야 한다는 세 가지 원칙에 기초하여 만들어졌다.

 

시각장애인의 세종대왕이라 불리는 송암 박두성 선생은 일제강점기 조선총독부가 제생원 맹아부를 설립하자 그곳에서 맹아 교육을 담당했다. 당시 시각장애 아동 교육은 일본어 점자를 바탕으로 이루어졌고 우리 학생들이 일본어 점자로 공부하는 모습이 안타까웠던 박두성 선생은 시각장애인들이 배우기 쉬운 글자를 만들어야겠다고 다짐했다. 선생은 1920년 한글 점자 연구를 시작해 1926년 대한민국 최초의 점자, 훈맹정음을 창안했다. 일제의 감시와 탄압이 있었지만 조선어점자연구위원회를 결성하는 등 눈이 보이지 않으면 마음이 닫히고 세상도 닫힌다라는 신념을 바탕으로 굳건한 의지를 보여줬다.

 

이렇게 세종대왕의 애민 정신을 닮은 애맹 정신을 바탕으로 만든 훈맹정음은 시각장애인도 글을 잘 읽고 쓸 수 있게 하는 기반이 되었고, 이를 기초로 한 한글 점자는 현재까지도 시각장애인들에게 소통 수단으로 자리하고 있다. 또 한글 제자 원리를 바탕으로 만들어졌기에 또 다른 우리 고유의 문자라는 의미도 지니고 있다. 점자에 대한 관심과 이해를 높이기 위해 제정된 한글 점자의 날을 맞아 모두가 소중하게, 그리고 충분히 그 의미를 되새겼으면 한다.

 

올해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는 한글 점자의 날을 기념해 디지털 기기, 점자디자인&영상 공모전을 개최했다. 이러한 행사를 널리 알리고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도 기념일의 의미를 기억하는 방법 중 하나일 것이다. 앞으로 한글 점자의 날 관련 행사가 더욱 많아져서 더 많은 사람이 훈맹정음과 점자를 기념하고, 더 나아가 한국 교육과정에서도 훈맹정음, 점자가 자세히 다뤄질 수 있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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