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날을 빨간 날로 만든 사람들, 한글문화연대
한글문화연대 대학생 기자단 11기 문진영 기자
jemma0524@naver.com
한글날은 현재 국경일이자 공휴일로, 많은 사람들이 10월 9일에 쉬기 위해 한글날을 손꼽아 기다리기도 한다. 그런데 이렇게 기쁨을 주는 한글날이 공휴일에서 제외된 적이 있었다.
1945년 8.15 광복 이후 1946년부터 한글날의 의미와 중요성을 고려하여 공휴일로 지정하였다. 그러나 공휴일이 지나치게 많아 경제 발전에 지장이 있다는 이유로 1990년 11월 5일, ‘관공서의 공휴일에 관한 규정’을 개정하며 국군의 날과 한글날을 모두 법정 공휴일에서 제외하였다. 그 이후 한글문화연대와 한글학회 등의 여러 단체에서 한글날을 다시 공휴일로 지정하기 위한 운동을 펼쳤고, 2012년 11월 7일 규정의 개정안을 입법 예고하여 2012년 12월 28일에 한글날을 다시 공휴일로 제정하게 되었다. 이로써 2013년부터 매년 10월 9일은 한글날은 공휴일로 그 의미를 기리고 있다.
한글문화연대는 한국어와 한글 문화를 위해 김영명을 중심으로 2000년 2월 22일 설립된 시민단체이다. 한글을 지키고자 하는 시민들이 학술, 방송, 언론, 출판, 행정 등 다양한 분야에서 우리 말과 글을 아름답게 가꾸어 세계화의 거센 물결 속에서 잃어 가는 우리 문화의 정체성을 찾고, 나아가 세계에 자랑할 수 있는 독창적인 한글 문화를 일구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한글문화연대는 이러한 그 설립 목적에 맞게 한글날을 공휴일로 다시 지정하기 위한 노력들에 힘을 써왔다. 경제논리가 한글날 공휴일 지정의 발목을 잡던 때, ‘쉬는 한글날을 바라는 일인 시위’를 개최하였다. 당시 고경희 대표를 비롯하여 김명진 재무위원, 이건범 정책위원, 김은영 운영위원 등이 참여하여 물놀이 기구를 타고 ‘한글날을 공휴일로’ ‘세종대왕도 쉬고 싶다’, '인류의 자랑 한글! 쉬는 한글날 만들어 제대로 뽐내자’고 외치는 세종대왕을 팻말에 사용하였다. 시위와 관련하여 ‘한글날이 공휴일이 되어야 하는 까닭’이라는 제목의 성명을 발표하여 그 입장을 더욱 강화하였다.
또 2012년 한글문화연대는 세종대왕 탄신 615돌을 하루 앞두고 [한글문화 가치 확산을 통한 한글의 세계화 전략]이라는 제목의 세미나를 열어 한글날을 공휴일로 지정하면 나타날 경제적 문제 등에 대해 논의하기도 하였다.
한글날이 다시 공휴일로 지정된 지 12년, 서울시는 제578돌 한글날을 맞아 <우리글, 마음을 잇다>라는 주제로 기념 행사를 주최하였다. 한글문화연대는 이에 참여하여 훈민정음 서문 탁본 뜨기와 토박이말 문신 체험, 한글 상식 책자 나눔 등의 행사를 진행하였다.
먹을 탁본에 칠해 한지를 그 위에 덮고 누르는 방식으로 훈민정음의 서문을 많은 사람들에게 알렸고, 토박이말로 된 지워지는 문신 딱지를 사람들에게 붙여주며 우리말과 그 뜻의 아름다움을 알렸다. 이날 한글문화연대의 행사 부스에는 많은 수의 어린이들과 학생들, 또 외국인들이 다녀갔다.
한글문화연대가 있었기에 한글날이 공휴일로 지정될 수 있었고, 바쁜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기쁨을 줄 수 있게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 말글에 애정과 관심을 가지고 묵묵히 그 길을 걸어가는 한글문화연대의 여정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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