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랑방/대학생기자단

[11기] 군대의 ‘다나까’와 언어생활, 그것이 알고 싶다 - 문진영 기자

by 한글문화연대 2024. 11. 13.
교관: 군대에서는 ,,만 씁니다. 알겠습니까?
훈련병: 알겠.
교관: ....뭐라했나 훈련병?
훈련병: 불만있?
교관: 뭔 이런 놈을 데려왔어! 나가!
훈련병: 그럴?

 

웃음을 자아내는 위 대화는 군대에서 사용하는 일명 '다나까체' 때문에 벌어진 문제다. 처음 군대에 들어가 적응하는 훈련병들은 '다나까체' 때문에 많은 고욕을 치르곤 한다. 군에서는 2015년에 다나까체 사용을 폐지했다. 그렇다면 실제로 군대에서 다나까체 사용이 사라졌을까? 또 군대 내 언어 사용은 어떨까? 이화여자대학교 학군단 오샛별 학생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어보았다.

 

 

 

1. 학군단 생활 중 군대 내 언어 생활로 인해 당황하거나 힘들었던 일화가 있었나요?

기초군사훈련 때 훈련 중 실수를 했던 동기가 있었는데, 그 친구가 시정하겠습니다.”라고 하니까 교관님께서 시정하겠습니다는 어느 나라 말이야??”라시면서 화냈던 적이 있습니다. ‘시정하겠습니다는 표현은 잘못된 것이고 다음부터 잘하겠습니다.’ 이런 식으로 말해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처음에는 그 이유를 몰랐는데 나중에 일본식 표현이라 사용을 지양한다고 들었습니다.

 

2. 군대 용어에 일본어식 표현이 아직 많이 쓰인다던데,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지휘 훈육 과제로 병영 생활지도에 대해 배울 때, 바른 언어를 사용하자고 배운 경험이 있습니다. 사실 요즘에는 일본어로 된 군대 언어를 우리말로 바꿔서 사용하는 움직임이 눈에 띄게 느껴집니다. 구보, 주기, 불출, 신원조회 등은 일본식 용어이지만 솔직히 군대식 용어라는 인식이 강해서 계속 쓰이고 있기는 합니다. 구보는 뜀걸음’, 주기는 표기’, 불출은 내어 줌’, 신원조회는 신상 조사라고 올바른 용어가 언어 예절에 나와 있어서 공적인 자리에서는 그러한 표현을 씁니다. 올바른 표현을 사용하면 좋겠지만, 대부분 군대식 용어가 익숙하다 보니 서로 소통하기 위해서 어쩔 수 없이 계속 사용하긴 하는 것 같습니다.

 

3. 군대에서 '다나까'체가 폐지된 것으로 알고 있어요. 아직도 사용되고 있다는데, 왜 다나까체를 유지하는 것 같나요?

다나까체를 요즘은 하지 않는다고 교관님께서는 말씀하셨지만, 선배 기수에서 내려오는 가르침에서는 다나까 말투를 굉장히 강조하십니다. 관습적으로, 배운 대로 계속 쓰는 것 같습니다. 다 또는 까로 끝내는 것도 야전(실질적 부대 배치 이후를 칭함)에서는 요즘 잘 사용하지 않고 편하게 존댓말을 사용한다고 합니다. 그러나 제가 처음에 학군단에 입단했을 때 기본 예절을 선배들께 배웠고, 제가 선배가 되고 나니 후배들에게 알려줄 때 그렇게 알려주게 되었습니다. 실제 야전에서 어떻게 사용하고 있는지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학군단 문화에서는 여전히 다나까체를 주로 씁니다.

 

4. 군대라는 집단과 군인으로서의 길을 선택한 이유는? 또 군대가 한글/한국어와 밀접한 부분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국가를 위한 일, 공적인 일을 항상 하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군인에 자연스럽게 관심이 갔고 학군단은 다른 장교 과정 중에서 가장 짧은 복무기간을 가지기에 단지 경험한다고만 생각해도 충분히 괜찮은 선택이라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금은 군대에 더 오래 남을 생각으로 가산복무도 신청했습니다. 제가 어떤 쓰임이 될 수 있는 사람인가 고민해 보았을 때 공무원 시험도 떠올랐었는데, 우선은 군대에 조금 더 있어 보기로 결정하였습니다. 군인의 품위 유지와 관련해서 올바른 언어를 사용하라는 지침을 항상 들어왔는데, 이번 인터뷰를 통해 다시 한번 올바른 언어 표현을 생각해 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또 기회가 되는대로 일본식 표현보다는 우리말이 군대에서 당연하게 쓰일 수 있도록 노력하는 자신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