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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명83

이걸 누구 코에 붙여? [우리 나라 좋은 나라-49] 김영명 공동대표 한가위가 또 지났다. 아내가 전을 부쳤다. 차례 지낼 형 집에 가져갈 만큼 충분히 부쳤다. 누구 코에 붙일지는 모르겠지만 붙일 만큼 충분히 부쳤다. 부친 전을 누구 코에 붙일까? 아마 적게 부쳤으면 내가 이렇게 말했겠지. “에게, 이걸 누구 코에 붙여?” 왜 우리 조상들은 음식을 하면 사람 코에 붙였을까? 먹고 남는 것을 붙였을까? 먹기 전에 먼저 코에 붙이고 남는 것을 먹었을까? 뺨에 붙이면 좀 더 쉬울텐데 왜 굳이 코에다 붙이려고 하였을까? 내 아내의 전 부치는 솜씨는 뛰어나지 않다. 돌아가신 장모님 뺨을 절대 치지 못할 것이다.* 장모님 뺨 칠만큼의 전 부치는 솜씨를 내 아내는 언제 가질 수 있을까? 그런데 왜 사람들은 뭘 비교하면 꼭 사람 뺨을 칠까?.. 2014. 9. 12.
신도 우주도 우리는 알 수 없네 [우리 나라 좋은 나라-48] 김영명 공동대표 리처드 도킨스는 기독교를 공격하는 무신론자로 유명하다. 몇 해 전 그가 쓴 이라는 책이 국내에서도 많이 팔렸다. 이 책에서 그는 신이 왜 존재하지 않는가를 논리적으로 밝히고자 했는데, 실상 책의 대부분이 기독교 교회와 광신도들이 역사상 저질러온 악행에 대한 고발로 채워져 있어 실망했던 기억이 난다. 어쨌든 그가 신이 존재할 수 없는 이유로 들었던 것 중에서 기억에 남는 것은 다음과 같다. 신이 이 세상 만물을 창조하고 설계한 “시계공”인데, 그러면 그 시계공은 도대체 누가 만들었는가 하는 질문이다. 신이 모든 것을 창조하였다면 그 신은 누가 만들었고 어떻게 해서 생겨났느냐 말이다. 이 질문에 대해 “내가 만들었다.”라고 대답한다면 정신병자 취급을 당하겠지. .. 2014. 9. 5.
우리 역사의 진정한 위인은 누구일까? [우리 나라 좋은 나라-47] 김영명 공동대표 우리 역사에서 정말로 세상에 내놓고 자랑할 만한 것이 무엇이 있을까? 불국사? 고려 청자? 팔만대장경? 고려의 금속 활자? 이순신? 이율곡? 이퇴계? 원효? 을지문덕 이순신과 을지문덕에 대해서는 지난 호에서 얘기했다. 대단한 위인이지만 약한 나라를 구한 위인이지 세계로 뻗어나간 위인은 될 수 없었다. 그들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나라의 사정상 그랬다. 강한 나라에 둘러싸인 약한 우리에게는 국제 정치나 경제, 생활 수준 등등에서 세계에 자랑할 만한 것이 없다. 그래서 우리가 자랑 삼아야 할 유산은 문화 유산일 수밖에 없다. 그럼 어떤 것들이 그런 문화 유산일까? 위에서 거론한 것들이다. 우리는 힘은 약했어도 최소한 문화적으로 야만족은 아니었다. 그런데 여기서도 역.. 2014. 8. 28.
(속) 이순신 장군 이야기 [우리 나라 좋은 나라-46] 김영명 공동대표 이순신 장군에 대한 얘기를 쓰다 보니 이런 생각이 든다. 명량 해전에서 이순신에게 남은 전함은 12척이었다고 한다. 왜군의 전함은 330척이었다. 이렇게 불리한 여건에서 왜적을 쳐부순 이순신은 영웅임에 틀림없지만, 그 전에, 우리는 왜 항상 이렇게 약한 쪽이었냐 말이다. 왜 우리는 수백 척으로 12척의 적을 압박한 적이 없는가 말이다. 설사 저쪽의 어느 이순신에게 박살이 나는 한이 있더라도 말이다. 역사상의 우리 위인이 어떤 분들인가? 을지문덕, 강감찬 등등. 이들은 외적의 침입을 막아서 나라를 구한 이들이다. 불리한 여건 속에서 적들을 훌륭히 물리쳤다. 훌륭히 물리친 건 좋은데, 여기서 내가 강조하고자 하는 것은 그 ‘불리한 여건’이다. 강대한 적의 압박 .. 2014. 8. 28.
이순신 장군은 운이 좋은 분이다. [우리 나라 좋은 나라-45] 김영명 공동대표 요즘 ‘명량’이라는 영화가 대인기다. ‘아바타’의 1,300만 관객 기록을 곧 갈아치울 기세다. 우리 집에서도 아내와 아이들 둘이 다 같이 보러 갔는데 나는 안 갔다. 그 전날 아내와 둘이 다른 영화를 보아서 이틀 연속 영화를 보는 내 인생의 전무후무한 기록을 세우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아니 사실은 그 때문이 아니고 그냥 귀찮아서였다. 아무도 없는 집에서 뒹굴고 싶었기 때문이다. 영화가 좋으니 아니니 하면서 하릴없는 논쟁도 하는 모양인데, 나는 그걸 떠나 이런 말을 하고 싶다. “참 이순신 장군님은 운이 좋은 분이시다.” 아니 세 번이나 파직 당하시고 온갖 고초를 겪으면서 왜적과 싸우고 아들이 전사하고 전쟁 중에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드디어 본인이 유탄에 .. 2014. 8. 14.
주연이와 연주에 얽힌 이치에 닿지 않는 말들 [우리 나라 좋은 나라-44] 김영명 공동대표 내 딸 이름은 주연이다. 성은 김이다. 어렸을 때는 장난삼아 “연주야” “연주야” 하고 부르곤 했다. 또 ‘큰 궁뎅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이제 더 이상 연주라고 부르지도 않고 큰 궁뎅이라고 부르지도 않는다. 서른이 다 된 딸한테 그러기는 좀 뭣하지 않은가. 아들 이름은 수한이다. 아들 성도 김이다. 이 놈은 용 띠인데, 88년 7월 7일에 태어났다. 그래서 용팔이라고 부를까 용칠이라고 부를까 고민하다가 용팔이는 너무 한 것 같아 용칠이라고 부르기로 했다. 어릴 적에는 곧잘 “용칠아” “용칠아” 했는데 언젠가부터 잊어먹었다. 설마 본명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겠지... 아내 이름은 원주다. 성은 송이다. 이 이름은 내 할아버지 이름과 같아서 시집 올 때 화제.. 2014. 8. 14.
다시 어머니 이야기 [우리 나라 좋은 나라-43] 김영명 공동대표 어머니가 집을 나와 병원과 요양원에 들어가신 지 세 해 하고도 반이 다 돼 간다. 모닥불은 다 꺼졌고 부지깽이로 재를 뒤적이면 남은 불씨가 가물거린다. 언제 돌아가실지 알 수 없다. 1년 뒤가 될지 한 달 뒤가 될지... 상태의 오르내림이 있기는 하나 점점 정신이 가물거려 간다. 몸은 오히려 살도 오르고, 얼굴이 좋아졌다 안 좋아졌다 하니 점점 나빠져 간다고 할 수는 없다. 그래도 물론 전체적으로 보면 점점 쇠약해져 가는 것이리라. 파킨슨 병이 있어서 병원에 처음 입원했을 때는 침대 위를 뱅뱅 돌 듯 하시더니 약을 계속 복용한 덕분인지 그런 증상은 진작 없어졌다. 처음에는 침대 밖으로 내려와서 기어 다니려고 하고, 벽장이나 찬장 위에 무엇이 있는지 자꾸 확인.. 2014. 7. 31.
[누리방송]이건범의 그러니까 말이야 5회- 한글문화연대 이야기 우리 말글을 주제로 꾸려지는 누리방송(팟캐스트) 이건범의 "그러니까 말이야" 가 5번째 방송을 2014년 7월 29일(화) 공개했다.▣ 방송 들으러 바로 가기 >> http://www.podbbang.com/ch/7823 알아두면 좋은 우리말과 바꾸고 싶은 말재밌게의 "아하 그렇구나"에서는 '변변하다', '칠칠하다' 의 말 뜻을 알아보고, 돌비의 "바꿔볼까요"에서는 초등학교 2학년은 알지만, 엄마와 아빠는 모르는 말에 대해서 이야기를 전한다. 김영명 교수에게 들어보는 한글문화연대 이야기한글문화연대의 창립자인 김영명 교수(한림대 정치행정학과)에게 한글문화연대의 창설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본다. "그러니까 말이야" 듣는 방법1. 팟빵(podbbang.com) 에 접속하여 '그러니까 말이야' 로 검색한다.2. .. 2014. 7. 29.
삶에 목적 따위는 없다. [우리 나라 좋은 나라-42] 김영명 공동대표 삶의 목적이 무엇인지에 대한 얘기들이 넘쳐난다. 대개 삶의 목적은 행복이라고들 한다. 그럴 듯해 보인다. 그러나 좀 더 생각해 보면 이건 좀 바보 같은 소리 같다. 삶에 목적이라는 것이 있나? 우리가 어떤 무엇을 이루기 위하여 이 땅에 태어났나? 아니면 태어난 뒤에 우리가 어떤 목적을 이루기 위해 살고 있나? 아니다. 우리는 그냥 이 세상에 던져졌으니까 살아갈 뿐이다. 나는 비행기 승무원이 되어야지 하는 목적은 사는 동안에 가지게 되는 하나의 목적이지 내가 이 땅에 태어나서 사는 것 자체의 목적은 아니다. 나는 어차피 내 뜻과는 관계 없이 세상에 태어났고, 태어난 뒤에 아직 죽지 않으니 살아갈 뿐이다. 죽기가 두렵고, 나중에 어차피 죽을 건데 미리 내가 먼저.. 2014. 7.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