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0월 4일(수)
곳: 인천시청 정문 앞
한글문화연대는 인천 <영어통용도시> 정책에 관한 반대 의견과 주장을 전하기 위해 인천시청 정문 앞에서 2차 공동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이날, 인천시청에서는 '2023년 마음으로 정신건강의 날 기념행사'로 많은 시민이 모여있어 우리의 의견을 들을 수 있는 사람이 많았습니다.
한글문화연대, 한글학회, 세종대왕기념사업회, 외솔회 등 전국 국어단체 75곳과 가톨릭환경연대, 강화도시민연대, (사)너머, 미추홀학부모넷 등 인천의 시민사회단체 53곳이 함께 해주셨습니다.
이날, 전국국어단체와 인천시민사회단체는 인천 <영어통용도시> 정책에 대하여
1. ‘영어통용도시’라는 정책 이름을 버리고 인천 경제자유구역 안에서 외국인의 소통에 도움을 주려는 정책의 이름을 새로 지어야 한다.
2. 외국인 정주 여건 개선을 위해 영어 의사소통을 촉진하려고 할 때 주민에게 불편을 주고 우리 문화를 해칠 위험한 정책은 없는지 정책 계획을 공개하라.
3. 아무리 경제자유구역일지라도 한국 주민과 외국인이 동시에 이용해야 하는 공공시설이나 교통수단, 공공 서비스에서 영어와 로마자 표기를 앞세워서는 안 된다.
라고 요청했습니다.
앞으로 한글문화연대는 인천 <영어통용도시> 정책을 폐기하는 그날까지 열심히 외치려 합니다.
시민 여러분의 많은 지지와 응원 부탁드립니다.
아래는 기자회견문 전문입니다.
▽▽▽▽▽▽▽▽▽
<전국 국어단체와 인천 시민사회단체 2차 공동 기자회견문>
주민 불편, 영어 남용, 영어 사교육 부추길
인천 영어통용도시 정책을 즉각 폐기하라!
지난 7월 18일, 인천의 시민사회단체 53곳과 전국의 국어단체 75곳이 인천경제자유구역청 앞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어 영어통용도시 정책 폐기를 요구하였다. 그 까닭은 이 정책이 첫째로, 경제자유구역 주민의 영어 실력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리지 않는 한 불가능한 몽상적인 정책이며, 둘째로, 인위적인 영어 환경 조성은 시민에게 불편만 주고, 셋째로, 정책 수단이 마땅치 않으니 학원연합회에 손 내미는 등 영어 사교육을 부추기며, 넷째로, 외국인 투자 유치에는 별 영향을 주지 못하는 어설프고 허울뿐인 정책이라는 점이었다.
우리의 요구에 대해 인천광역시 투자유치기획과에서는 아무 내용도 없는 글을 답이라고 보내왔다. 이 사업이 「경제자유구역의 지정 및 운영에 관한 특별법」의 제1조(목적)에 나오는 “외국인 투자기업 및 국내 복귀기업의 경영환경과 외국인의 생활 여건을 개선함으로써 외국인 투자와 기업 유치를 촉진하고 ....”라는 규정과 “제20조(외국어 서비스의 제공) 시·도지사 및 시장·군수·구청장은 경제자유구역의 입주 외국인 투자기업 및 외국인의 편의증진을 위하여 공문서를 외국어로 발급하거나 외국어로 된 공문서를 접수·처리하는 등 외국어 서비스를 제공하여야 한다.”라는 규정에 근거하여 추진하는 사업이라고 답하였다. 그래서 “귀 기관에서 건의해 주신 의견과 전문가, 지역시민 등 여론을 수렴하여 영어통용도시 사업 추진이 자발적이고 중·장기적으로 추진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라고 끝맺었다.
우리는 경제자유구역의 지정 및 운영에 관한 특별법의 목적에 문제가 있다고 비판하거나 공문서에 대한 외국어 서비스 제공을 문제 삼은 일이 없다. 우리가 문제로 삼은 것은 외국인과 한국 주민이 영어로 자유롭게 소통할 수 있는 도시라는 허깨비 도시를 세워 놓고, 그에 맞추어 한국 주민을 불편하게 만드는 여러 가지 정책을 펼칠 위험이 있으므로 ‘영어통용도시’라는 정책 이름부터 버려야 한다는 것이었다. 또한, 주민 불편과 영어 남용, 영어 사교육을 부를 수 있는 어떠한 정책도 추진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었다. 그럼에도 이에 대해서는 어떠한 해명이나 답도 내놓지 않고 하나마나한 답변을 보내왔으니, 이것은 우리의 비판을 이해하지 못하는 국어 능력의 부족인지, 인천시장의 정치적 입지 때문에 황당한 공약을 취소하지 못하는 사정 때문인지, 아니면 행정 일선에서는 원래 이렇게 아무 내용 없는 무책임한 답변을 하는 게 정답인지 알 수가 없다.
우리의 합리적이고 근거가 충분한 비판과 염려에 대해 이토록 무성의하고 하나마나한 답을 해대는 행정 태도라면 과연 이 정책은 어떻게 추진되겠는가? 인천 경제자유구역청 출범 20주년을 맞아 10월 15일에 기어이 ‘인천 영어통용도시’ 선포식을 하겠다고 하는 인천시의 고집은 시민의 합리적인 비판에 전혀 귀 기울이려 하지 않는 태도라고밖에는 달리 해석할 수 없다. 게다가 영어통용도시라고 이름하여 무책임하게 휘황찬란한 구호를 걸어놓고는 아무런 구체적인 정책도 공개하지 않고 있다. 말로 선포만 하면 영어통용도시가 된단 말인가?
유정복 인천시장은 자신의 선거 공약이 허황되고 너무 지나치게 의욕만 앞세웠다는 점을 인정하고 이 정책을 당장 폐기해야 한다. 경제자유구역 안에서 외국인 정주 여건 개선과 외국인의 소통 편의를 증진하려는 노력은 필요하다고 우리도 인정하지만, 그것은 결코 한국 주민에게 불편을 안겨 주거나 우리 문화의 정체성을 흔들고 우리 말글을 어지럽히는 정책이어서는 안 된다.
이에 우리는 다음과 같이 요청하며 공개적인 답변을 바란다.
첫째, ‘영어통용도시’라는 정책 이름을 버리고 인천 경제자유구역 안에서 외국인의 소통에 도움을 주려는 정책의 이름을 새로 지어야 한다. 부산시에서 ‘영어상용도시’라는 황당한 정책 이름을 내걸었다가 부질없음을 깨닫고 이름을 바꾼 선례를 참조하기 바란다. ‘영어통용도시’라는 정책 이름은 경제자유구역 내의 한국 주민이 누구나 외국인과 영어로 의사소통할 수 있다는 환상을 퍼뜨리기 때문에 주민들의 마음을 불편하게 만들고, 인위적인 영어 환경을 조성하여 주민들에게 강요하는 정책을 추진하도록 유혹할 위험이 크다. 게다가 인천과 같은 대도시에서 이런 정책 이름을 내걸고 있다면 다른 지자체에서도 외국인에게 퍼주기, 영어 사대주의 정책을 기획할 위험이 있다.
둘째, 외국인 정주 여건 개선을 위해 영어 의사소통을 촉진하려고 할 때 주민에게 불편을 주고 우리 문화를 해칠 위험한 정책은 없는지 정책 계획을 공개하라. 온갖 좋은 번드르르한 말만 늘어놓을 것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어떤 계획을 세우고 있는지 공개하고, 그 과정에서 시민과 전문가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 지금처럼 아무런 계획도 공개하지 않고 정책을 강행하는 것은 행정 편의주의이며, 비민주적이고 독선적인 행정의 전형이다.
셋째, 아무리 경제자유구역일지라도 한국 주민과 외국인이 동시에 이용해야 하는 공공시설이나 교통수단, 공공 서비스에서 영어와 로마자 표기를 앞세워서는 안 된다. 외국인만이 이용하는 것이라면 당연히 영어와 로마자 표기를 사용하겠지만, 한국 주민과 함께 이용하는 것이라면 한국어와 한글 표기를 앞세우고 영어와 로마자 표기는 그다음에 함께 써서 우리 문화 보호와 외국인 의사소통이라는 두 가지 목적을 모두 달성하도록 기본 원칙을 세워야 한다.
세종대왕께서 백성이 제 뜻을 펼 수 있게끔 훈민정음을 반포한 지 올해로 577돌인 한글날을 앞두고 우리는 유정복 인천시장에게 다시 한번 충고한다. 우리말과 한글을 중심에 두고, 우리 문화를 중심에 두고 외국인의 의사소통을 배려해야지, 외국인에게 환심을 사기 위해 얼토당토않은 과대포장 정책을 세워 놓았다가는 우리말과 한글을 욕보이고 우리 문화를 짓뭉개는 불행한 결과를 부를 뿐이다. 실현 불가능한 정책이므로 외국인한테도 불신만 퍼질 것이다. 당장 영어통용도시 정책을 폐기하라.
<우리의 요구>
- 실체 없는 허깨비 놀음 영어통용도시 정책을 폐기하라!!
- 영어 사교육 부추기는 영어통용도시 정책을 폐기하라!!
- 영어 남용 부추기는 영어통용도시 정책을 폐기하라.
- 내국인 불편 조장하는 영어통용도시 정책을 폐기하라!!
- 쓸데없는 비용 낭비 영어통용도시 정책을 폐기하라!!
2023년 10월 4일
전국국어단체 75곳
한글학회·한글문화연대·세종대왕기념사업회·외솔회·한국겨레문화연구원·국어순화추진회·한글재단·한글사랑운동본부·한국국어정보학회·국어단체연합세종국어문화원·(사)국어문화운동본부·세종한글서예큰뜻모임·갈물한글서회·짚신문학회·훈민정음학회·한국캘리그라피디자인협회·우리말살리는겨레모임·훈민정음가치연구소·헐버트박사기념사업회·한글바른말연구원·한글문화세계화추진본부·한국땅이름학회·한국폰트산업협동조합·한국폰트협회·한글서예사랑모임·제주도서예문인화총연합회·영주연묵회·한국시각정보디자인협회·한국아동문학연구회·한말글문화협회·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전국국어운동대학생동문회·한말글이름을사랑하는사람들·한말글·한글철학연구소·세종한말글연구소·한힌샘주시경선생기념사업회·훈민정음연구소·우리말바로쓰기모임·한글서체연구회·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한국타이포그라피학회·한류문화산업포럼·밀물무용예술원·한국디자인단체총연합회·한국문법교육학회·한국작문교육학회·한국화법교육학회·한글문화연구회·한글이름펴기모임·한국글꼴개발연구원·한국음성학회·겨레말큰사전남북공동편찬사업회·한글새김예술원·애산학회·세종문화예술연구소·퍼니피쉬·서예문화연구원·세종국악관현악단·한글문화산업디자인연구소·(사)한국플라워디자인협회·영토문화관독도·한국서학회·(주)넷피아·한글세계화운동연합·세종대왕나신곳성역화추진국민운동본부·문일엔지니어링·(주)옛기술과문화·세종한글문화포럼·한국창극원·세종마을가꾸기·한국어린이문학협의회·광화문현판을훈민정음체로시민모임·토박이말바라기·세종사랑방
인천시민사회단체 53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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