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71%가 로마자 약칭 대신 우리말 약칭 사용 원해
- ISO, ILO, FOMC 등 로마자 약칭 인지도 매우 낮아
- WTO 대신 ‘무역기구’, WHO 대신 ‘보건기구’가 “적절하다” 77% 넘어
- OECD는 ‘경협기구’로 FOMC는 ‘연공위’로 우리말 약칭 제안
16개 국제 조직의 로마자 약칭 인지도와 새로 만든 우리말 약칭의 수용도를 조사한 결과, 언론에 자주 등장하는 WHO, OECD, WTO, IAEA를 제외한 나머지 12개 조직의 인지도 평균은 12%에 불과했으며, 국민 71.2%는 로마자 약칭 대신 우리말 약칭을 사용하길 원했다.
로마자 약칭의 인지도가 높은 경우에도 우리말 약칭을 선호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인지도 1위인 WHO(71.5%)를 ‘보건기구’로, 3위인 WTO(57.7%)를 ‘무역기구’로 바꿔 부르자는 제안에 적절하다는 응답이 각각 77.6%(5위), 79.9%(1위)로 나타났다. 한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를 ‘경협기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연공위’로, 세계지식재산권기구(WIPO)를 ‘지재권기구’로 바꿔 부르자는 제안의 수용도는 60% 수준으로 약간 낮게 나타났는데 이는 주요 단어의 머리글자만으로 약칭을 지은 영향이라 분석된다.
조사 결과를 요약하면 다음 표와 같다.
이 조사는 언론 단체와 국어 단체가 함께 꾸린 ‘우리말약칭제안모임’에서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티엔오코리아에 의뢰하여 성인 남녀 1,047명을 대상으로 2023년 7월 7일부터 일주일 동안 시행하였다. 이번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03%포인트이며, 온라인 조사 방식으로 진행됐다.
조사를 시행한 ‘우리말 약칭 제안 모임’은 2023년 3월 10일, 한국기자협회, 방송기자연합회, 한국어문기자협회, 한글학회, 한글문화연대 등이 모여 꾸렸고, 국립국어원에서도 논의에 참여한다. 이들은 국제 조직의 영향이 커지면서 언론과 정부 공문서에서 국제 조직의 로마자 약칭이 빈번하게 사용되나 이를 국민들이 제대로 이해할 수 없어 소통의 걸림돌이 된다는 데에 문제의식을 함께 했다. 국제 조직의 온 이름을 사용하는 것이 우선이지만, 부득이하게 줄여 불러야 할 때 로마자 약칭 대신 쓸 우리말 약칭을 만들어 권고하는 것이 약칭모임의 목적이다.
이번 조사에서는 ‘○○기구’로 번역되는 국제 조직 15개와 국내 경제에 영향을 크게 미치는 미국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 등 모두 16개의 약칭을 대상으로 삼았다. 신문에서는 지면 제한을 이유로, 방송에서는 시간 제약을 이유로 우리말로 번역한 온 이름을 사용하기보다 로마자 머리글자로 이루어진 약칭을 주로 사용한다. 예를 들어 ‘세계보건기구’는 ‘WHO’로 적거나 ‘더블유에이치오’로 부른다. 이 경우 글자 수에서는 로마자 약칭이 적지만 음절 수에서는 7음절이라 세계보건기구 6음절보다도 더 길다. 국민들이 이해하기에도 장벽이 높았다.
이에 국내 조직에는 ‘기구’라는 단어가 들어간 곳이 거의 없는지라 이 단어를 살리고 조직의 성격을 표현하는 핵심 용어만 골라 로마자 약칭의 글자 수와 비슷하게 우리말 약칭을 만들었다. ‘무역기구, 보건기구, 원자력기구’ 등으로 약칭을 제안한 것이다. 핵심 용어 하나만 선택하기 어려울 때는 여러 용어의 머리글자를 따내어 약칭을 만들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경제’와 ‘협력’의 머리글자만 따내어 ‘경협기구’로, ‘세계지식재산권기구(WIPO)’는 이미 사용하는 약어인 ‘지재권’을 가져와 ‘지재권기구’로 줄였다.
우리말약칭제안모임의 구성 단체 추천으로 꾸려진 연구위원회에는 언론인 3명, 국어학자 4명, 국어단체 관계자 2명이 활동하고 있다. 앞으로 유엔(UN) 관련 조직, 언론에 자주 등장하는 국제 조직, 새로 설립되는 국제 조직의 우리말 약칭을 만들어 보급하려 한다.
연락처: 한글문화연대 010-7585-5084 김동범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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