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나, 내 눈아! 광고 속 우리말 언어유희
한글문화연대 대학생 기자단 10기 윤혜린 기자
yhrin412@naver.com
광고는 소비자들에게 기업과 제품에 대한 설명을 간단하고 분명하게 전달한다. 대개 15초에서 30초 정도의 짧은 시간 안에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광고 제품을 쉽게 기억할 수 있도록 해 이윤을 올리는 것이 광고의 목적이다. 이를 위해 광고에서는 소위 말장난이라고 불리는 우리말 언어유희가 자주 등장한다.
동음이의어 예시 (출처: 표준국어대사전)
우리말 언어유희는 주로 ‘동음이의어’로 만들어진다. ‘동음이의어’의 어떤 특성이 이를 가능하게 할까? ‘동음이의어’란 둘 이상의 서로 다른 의미를 지닌 단어가 하나의 형태를 공유한 것으로, 단어 각각이 다른 표제어로 등록된 경우를 말한다. 예를 들어 ‘다리’라는 단어를 사전에서 살펴보면 다리¹, 다리², 다리³과 같이 다양한 표제어가 있으며, 각각의 의미가 모두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동음이의어는 ‘같이’와 ‘가치’처럼 표기가 달라도 소리, 즉 발음이 같은 단어라는 음운적 특성만으로도 만들어진다. 아래 예시를 살펴보자.
누나, 내 눈아! 점안액 광고
(출처: 쿠키뉴스)
‘리안 점안액’ 광고는 누나의 눈 건강을 지켜준다는 주제로 ‘누나, 내 눈아!’, ‘이제 상처받지 말아요 눈아’라는 문구를 사용했다. ‘눈아’가 ‘누나’처럼 들리는 음운적 동음이의어를 활용한 것이다. 1인칭 시점의 광고로 제작돼 사진 속 모델인 박보검이 광고를 보는 사람들에게 말을 걸면서 ‘눈’을 부르지만, 마치 ‘누나’에게 얘기하는 것 같은 효과를 낸 것이다.
용기 내 용기!, 공익광고
(출처: 공익광고협의회 유튜브 갈무리)
공익광고협의회에서 일회용기 대신 다회용기를 사용하자는 뜻으로 만든 광고다. 해당 광고는 ‘물건을 담는 그릇’이라는 뜻의 ‘용기’와 ‘씩씩하고 굳센 기운’이라는 뜻의 ‘용기’라는 동음이의어를 사용했다. 일상생활에서 다회용기를 사용하기 위해 다 같이 용기를 내자는 이야기를 언어유희에 율동과 노래를 더해 소비자들에게 전달하고 있다.
서로 간 케어, 쿠퍼스 광고
(출처: 투데이신문)
유통 전문 기업 에치와이(hy)는 ‘간 건강 쿠퍼스’(이하 쿠퍼스) 광고에 ‘서로 간 케어’라는 문구를 사용했다. 이는 신체 기관 중 하나인 ‘간’과 관계를 나타내는 한자 ‘간’이라는 동음이의어를 사용한 것이다. 이를 통해 쿠퍼스는 서로 간을 아끼자는 광고의 주제를 더욱 재미있게 소비자들에게 전달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었다.
세 가지 예시를 통해 알 수 있듯이 광고에는 우리말 언어유희가 많이 활용된다. 언어유희가 가진 대표적 특징인 구전 효과와 시청자 및 연예인들의 다양한 광고 패러디로 제품의 홍보 효과 또한 높아지면서 상품이 제대로 각인된다. 이는 우리말을 활용한 광고의 긍정적인 면이다. 하지만 주의해야 할 점도 분명 있다. 쇼핑 포털사이트 ‘쿠차’는 값이 ‘싸다’와 뺨의 속된 말인 ‘싸다구’라는 동음이의어를 활용한 광고를 제작했는데, 해당 동음이의어가 가진 폭력성 때문에 시청자들에게 뭇매를 맞았다. 따라서 언어유희를 이용해 광고를 만든다면 우리말의 재미난 특성은 살리되, 지나친 줄임말이나 은어 등을 사용해 우리말을 훼손하거나 소비자들에게 불쾌감을 주지 않도록 주의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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