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랑방/대학생기자단

한글문화의 배움터 <국립한글박물관> - 권나현, 김동찬, 김민, 김이진 기자

by 한글문화연대 2022. 8. 25.

한글문화연대 대학생 기자단 9기 권나현 기자

nahyunia@naver.com

한글문화연대 대학생 기자단 9기 김동찬 기자

kdc011020@naver.com

한글문화연대 대학생 기자단 9기 김민 기자

rlaalsmin423@naver.com

한글문화연대 대학생 기자단 9기 김이진 기자

klee0129@naver.com

 

 

조금씩 내리는 비에 물안개가 피어오른 토요일 오후, 한글에 많은 관심을 가진 네 명의 기자가 국립한글박물관에 모였다. 궂은 날씨 탓인지 관람객은 적었지만, 박물관 안 여러 곳을 좀 더 천천히 둘러볼 수 있었다.

국립중앙박물관 옆에 있는 국립한글박물관은 2014109일 개관한 연구·전시 및 문화 공간이다. 국립한글박물관에서는 중세 한글 자료를 전시하고, 다양한 한글 교육 및 문화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평일과 일요일에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이용할 수 있고, 토요일에는 오후 9시까지 관람할 수 있다. 관람료가 없어 더욱 부담 없이 방문할 수 있다. 1층에는 국내 유일 한글 전문 도서관인 한글도서관이 있고, 2층에는 한글 카페 및 기념품점과 훈민정음의 탄생을 주제로 한 전시를 볼 수 있는 상설전시실이 있다. 3층에는 한글놀이터와 다양한 주제 전시가 열리는 기획전시실이 있다.

 

기자단이 먼저 찾은 곳은 2층의 상설전시실이었다. 이곳에서는 <훈민정음, 천년의 문자 계획>전을 진행한다. 훈민정음 창제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변화를 거쳐 온 한글의 역사가 궁금한 사람이라면 이번 전시를 놓치지 않길 바란다. 전시장 내부에서는 한글과 관련된 희귀 고문서와 유물을 비롯해 디지털 기기를 활용한 각종 체험 활동 등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전시는 세종이 쓴 훈민정음 머리말 첫 문장을 활용한 7개 공간으로 구성된다.

 

- 1부 나라의 말이 중국과 달라

한글이 창제되기 전까지 우리나라는 우리말을 적을 글자가 없어 중국의 글자인 한자를 빌려 썼다. 한자를 배울 수 있었던 일부 계층을 제외한 많은 사람이 글자를 읽거나 쓸 수 없는 시절이었다.

- 2부 내 이를 딱하게 여겨

세종은 글자를 알지 못해 자신의 뜻을 제대로 전하지 못하거나 억울한 일을 겪는 백성을 위해 한글을 만들었다. 한글에는 누구나 익힐 수 있는 쉬운 글자, 생활에 쓰임이 있는 실용적인 글자, 중국과는 다른 우리만의 글자를 만들고자 했던 세종의 깊은 뜻이 담겨 있다.

- 3부 스물여덟 자를 만드니

세종이 1443년 창제한 훈민정음은 자음 글자 열일곱 개와 모음 글자 열한 개를 합한 스물여덟 자로 이루어져 있었다. 다섯 개의 기본 자음 글자는 발음기관의 모양을, 세 개의 기본 모음 글자는 하늘··사람의 모양을 본떠 만들었다. 쉽고 간편한 훈민정음은 과연 슬기로운 사람은 아침나절에 깨우치고, 어리석은 사람이라도 열흘이면 배울 수 있는배려와 소통의 문자였다.

- 4부 쉽게 익혀

한글 창제 초창기에는 불교의 가르침을 담은 불경을 한글로 펴내 한글을 널리 보급하고자 했다. 이후 다양한 유교 경전과 농경, 의학, 무예 등의 전문 지식이 한글로 보급되기 시작했다. 세종의 바람대로, 백성들은 한글을 통해 삶에 필요한 학문과 지식을 쉽게 익힐 수 있었다.

- 5부 사람마다

한글은 왕족부터 노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이 사용했다. 유용한 생활지식이 담긴 실용서가 한글로 만들어졌고, 우리말의 맛을 살린 다양한 한글문학이 생산되기도 했다. 이처럼 한글은 모든 백성이 생각과 감정을 공유하는 소통의 도구로 자리 잡게 되었다.

- 6부 날로 씀에

한글은 1910년 일제에 나라를 빼앗기며 국문의 지위를 잃고 말았다. 하지만 민족의 정체성은 말과 글에서 비롯된다는 사실을 잘 알았던 당대 지식인들은 한글 연구 활동을 멈추지 않았다. 그들의 노력 덕분에 우리말을 체계적으로 정리할 수 있었고 우리의 말과 글을 지켜낼 수 있었다.

- 7부 편안케 하고자 할 따름이니라

1945년 광복 이후, 정확한 소통을 위한 각종 표기법들이 만들어졌다. 보기 편하고 아름다운 형태를 갖춘 다양한 한글 서체들이 개발되기도 했다. 이처럼 모든 사람에게 편안하도록 끊임없이 변화해온 한글은 오늘날 우리의 문화 창조와 소통의 가장 중요한 도구가 되었다.

상설 전시 <훈민정음, 천년의 문자 계획>에서는 한글 창제부터 오늘날까지 한글의 발전 과정을 매우 자세하게 확인해 볼 수 있었다. 어려운 내용을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도록 다양한 체험 요소를 곳곳에 배치해 놓아, 아이들이나 외국인이 방문하기에도 안성맞춤인 전시라고 생각한다.

상설 전시가 한글에 대한 이해를 넓혀준다면, 기획 전시에서는 한글과 다양한 분야의 융합을 선보인다. 3층 기획전시실에서는 현재 <파란마음 하얀마음>이라는 제목의 동요 전시를 진행하고 있었다. 100번째 어린이날을 기념해 기획된 이 전시에서는 동요 노랫말에서 우리말의 묘미를 엿볼 수 있을 뿐 아니라 어른들의 마음에도 동심은 고스란히 남아 있다는 사실을 느낄 수 있었다. 기획 전시는 총 3부로 구성되어있다.

1, 여름, 가을, 겨울에서는 어린이들과 동식물 사이에 아무런 경계가 없다는 이야기를 전한다. 봄에는 따뜻함을, 여름에는 무더움을, 가을에는 서늘함을, 겨울에는 추운 감각이 계절에 맞는 색채로 나타난다. 박경종이 작사하고, 이계석이 작곡한 초록 바다에서는 초록빛 바닷물에 두 손을 담그면 파란 하늘빛 물이 들지요라는 대목에서 어린이들과 동식물들의 경계가 없다는 점을 잘 보여준다.

 

2다 같이 돌자 동네 한 바퀴에서는 어린 시절 동네에서 친구들과 노는 장면을 배경으로 전시를 이어간다. 어릴 적 우리가 즐겨 했던 여러 가지 동작, 놀이의 규칙과 방법을 설명한 공간이 마련되어 있었다. 말놀이 노래에서는 주제와 관련된 단어를 이어 말하거나 하나, , 셋과 같은 연속적이고 반복적인 표현으로 경쾌한 운율을 만들어 내는 것을 중요시한다. ‘둥글게둥글게라는 동요에서도 알 수 있듯, ‘둥글게둥글게 둥글게둥글게가 반복되어 말놀이 노래의 경쾌함을 느낄 수 있다.

3즐거운 생활에서는 자연과 마을에서 뛰어놀던 아이들이 초등학생이 되어 학교라는 공간에서 사회를 경험하고 성장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우리가 실제 사용했던 교과서인 즐거운 생활을 배우던 교실을 회상하며 잠시 추억에 잠길 수 있었다. <파란마음 하얀마음>에서는 성장하는 파란마음과, 회상하는 하얀마음을 이야기하는 전시를 보며 깊이 공감할 수 있다.

한글문화연대 기자단으로서 경험한 국립한글박물관은, 한글을 사랑하는 마음을 가득 느낄 수 있는 공간이었다. 한글의 탄생과 아름다움을 담아낸 국립한글박물관의 전시는 당연하게만 사용해 온 한글의 우수함, 소중함을 다시금 생각하게 해 주었다. 그래서인지 박물관의 곳곳을 장식한 한글이 더욱 감동스럽게 느껴지기도 했다. 박물관에 오기 전까지 한글은 우리에게 너무나도 익숙한데, 전시가 과연 흥미로울까?”라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두 전시를 관람한 후, 오히려 한국어를 모국어로 사용하는 사람이기에 국립한글박물관의 전시가 더욱 재미있었다고 생각한다. 상설전시실에서 만날 수 있는 한글의 탄생 과정에 더욱 공감하고, 동요 속 한글 가사의 맛과 가치를 이해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처럼 한글의 모든 것을 배우고 경험할 수 있는 국립한글박물관은 한마디로 한글문화의 배움터라고 할 수 있다. 국립한글박물관의 가치와 전시 수준은 매우 뛰어나지만, 이에 비해서 관람객의 수나 사람들의 관심은 사실 크지 않아 보인다. 국립한글박물관이 지금보다 더 많은 주목을 받는다면 한글 사랑을 더 널리 전파하는 공간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한글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한글을 사용하는 사람이라면 꼭 한번 방문해 보길 바란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