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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방/대학생기자단

방송 3사 3색 월드컵 경기중계석, 우리말 사용은?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4. 7. 4.

브라질 월드컵의 뜨거운 열기 속에 우리나라 공중파 방송 3사 중계방송 해설 위원들의 입담 대결 또한 뜨거웠다. 우리나라 대표팀은 16강에 진출하지 못했지만 월드컵의 인기는 그대로 남아 방송3사의 3색 해설에 대한 기사도 계속해서 올라오고 있다. 월드컵 중계는 방송 3사가 자존심을 걸고 시청자들의 흥미를 유발하기 위해 고심하는 방송인만큼 국민들의 관심 또한 남달랐던 모양이다.

그 예로 중계진의 발언이 실시간 검색어의 순위권에 들기도 하고 네티즌에 의해 어록이 만들어지기도 했다. MBC의 안정환은 '안정환 어록'이 인터넷에 돌아다닐 정도로 돌발 발언을 많이 해 김성주 아나운서의 진땀을 빼게 했다. 알제리전에서는 앞서고 있던 알제리 선수가 경기장에 드러눕자 "몹쓸 짓을 하고 있다"며 "집에 가서 침대에서 누우면 된다"고 비꼬기도 하고, 러시아전에서 이근호 선수가 선제골을 넣자 "때땡큐에요! 소주 한잔 사야겠어요!"라며 속된 표현을 쓰기도 했다. 그러나 누리꾼들은 안정환 돌직구가 시원하고 재미있다는 평가가 대부분이다.

온 국민이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는 월드컵 중계방송. 하지만 큰 관심을 받는 만큼 바른 우리말을 사용해야 할 월드컵 중계는 그 반대의 것에 더 주목 받고 있는 듯하다. 특히 화제가 되었던 대한민국 대 알제리 전을 중심으로 불필요한 외국어 사용 빈도와 종류에 대해 방송사 별로 조사해보았다.



◇ 문화방송(MBC) 안정환, 송종국 해설 위원과 김성주 아나운서

 인기 예능 '아빠 어디가' 출연진인 세 명의 아빠들이 월드컵 중계에서 만났다. 국내 대표스포츠 캐스터인 김성주 아나운서를 주축으로 2002 한일월드컵의 주역인 안정환, 송종국 전 대표팀 선수들은 시청자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간다. 예능 출연에 익숙해진 탓인지 이들은 조금 더 과감한 발언을 많이 하는 것이 특징이다. 동시에 잘못된 외래어 사용도 상대적으로 많았다. 전반전에만 약 60회 이상의 잘못된 우리말 사용을 했다.


[     김성주 / 안정환 / 송종국      중간에서 커버해줘야죠. 팀의 칼라가 바뀌어야합니다. 손흥민 선수의 적극적인 대쉬! 파워가 좋고 스피드가 뛰어납니다. 잔디가 소프트하기 때문에... 중앙에서 익스체인지 해주면서 프레싱을 가해줘야지만 골/볼을 보고 있어야죠. 판단 미스가 많기 때문이에요    ]

◇ SBS 차범근, 차두리 해설위원과 배성재 아나운서

 차분하고 안정감 있는 차범근의 '정석' 해설에 젊은 피 배성재 아나운서의 조화가 어우러졌다.

차범근 해설위원은 화려한 선수 경력과 국가대표, 클럽 감독 등을 두루 거친 경험을 바탕으로 상황에 맞는 차분하고 안정감 있는 해설을 했다. 여기에 배성재 아나운서의 젊은 감각의 해설이 더해져 조화를 이룬다. 가장 외래어 사용이 적었지만 지루한 중계라는 네티즌의 평이 많았다. 잘못된 우리말 사용은 전반전에서 약 30회 정도였다.


[    차범근 / 배성재     한국의 팬들이 많이 찾아왔습니다. 슬리마르 선수가 노마크로 뜨는 상황이…이 선수들이 수비할 때 상대 공격수들이 프리하게 풀리거든요. 우리 선수들이 자꾸 자기 페이스를 잃고 있거든요. 약간 수비 과정에서 미스 매치가 있었습니다    ]


◇ KBS 이영표 해설위원과 조우종 아나운서

 철저한 데이터 분석을 통한 날카로운 해설과 예측이 관심을 모았다.

이영표 해설 위원은 대회가 시작되기 전 모두가 우승 후보로 꼽았던 스페인의 몰락을 예측했던 것이 그대로 들어맞으면서 대회 첫날 부터 화제가 됐다. 이후 알제리전 핵심 선수로 지목했었던 이근호와 손흥민이 연이어 골을 터뜨리자 '작두 탄 이영표'가 됐다. 철저한 준비 때문인지 적절한 우리말 사용도 돋보였다. 방송 3사 중 가장 적게 외래어를 사용 했다. 외래어 사용은 전반전 동안 약 15회 정도였다.

[     이영표 / 조우종     볼을 소유하면서 서로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움직임이 다이나믹하네요

우리 라인에서 잘 싸워주고 있습니다.   ]

조사 결과 전문 축구 용어에서 파생 된 외래어를 빼고도 전반전 45분이 조금 넘는 시간 동안 평균 31회 정도의 무분별한 외래어 사용을 해설 중에 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방송 3사에서 공통적으로 자주 잘못 사용한 우리말은 공을 볼(ball)이라고 부르는 것이었다. 그 외의 것들도 적절한 우리말 표현이 있음에도 영어로 표현하는 경우가 많았다. 물론 축구 용어 자체가 외국어라는 사실은 무시할 수 없지만 그 외에 불필요한 외국어 사용은 듣는 사람에 따라 오해를 불러올 수 있고 표현을 어렵게 하기 때문에 우리말 표현으로 바꾸어야 한다. 온 국민이 관심을 가지고 보는 월드컵 중계인 만큼 우리 모두가 쉽게 이해하고 즐길 수 있는 우리말을 사용한 중계에 더욱 힘써야 한다.  


[한글문화연대 대학생기자 이솔지 sorji09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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