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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방/대학생기자단

한국어, 너도나도 배우는 언어 - 강지수 기자

by 한글문화연대 2020. 9. 3.

한국어, 너도나도 배우는 언어


한글문화연대 대학생 기자단 7기 강지수 기자

kjs46240@naver.com

 

 우리말이 한류 열풍을 타고 세계적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한국 대중음악과 드라마로 우리나라에 관한 관심이 늘어나면서 한국어를 배우고자 하는 사람들의 수가 급증하고 있다. 지속적인 한류 인기로 지난해 한국어 능력 시험(TOPIK) 응시자 수는 37만 명을 넘어서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한국에서만 사용하던 단어들은 대체할 수 없는 고유명사가 되어 세계 공용어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김치(Kimchi), 태권도(Tae kwon do), 재벌(Chaebol)과 같은 단어들은 옥스퍼드 영어사전에 실렸으며 최근 영국의 공영방송 비비시(BBC)는 오늘의 단어로 ‘꼰대 (Kkondae)’를 선정하여 소개했다. 한국어의 인기는 단지 특정 나라에서 일어나는 일이 아니다. 다양한 국가에서 한국어를 공부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연도별 한국어 능력 시험(TOPIK) 지원자, 합격자 현황 (출처=종로학원하늘교육)  



미국 대학의 급증하는 한국어 강좌 수강생 

 외국어를 공부하는 미국 대학생 수는 2009년에 170만 명으로 최고를 기록했고 이후 꾸준히 감소했다. 이처럼 외국어를 공부하는 미국 대학생이 줄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어 수강생 수가 유독 두드러지게 증가하고 있다. 미국 대학생들이 가장 많이 배우는 상위 10개 언어 가운데 한국어와 일본어를 제외한 8개 언어는 최근 3년 동안 수강생 수가 크게 줄었다. 반면 2006년 한국어 수강생 수는 7,146명에 불과했지만 2016년에는 13,936명으로 10년간 모든 언어 중 가장 많이 증가했다. 한국어 능력 시험(TOPIK) 신청자 또한 높아지고 있다. 1997년에는 응시자가 2,200명이었지만 2018년에는 거의 265,000명에 달했다. 



일본, 치열한 한국어 수업 수강 신청

 일본에서도 마찬가지로 2019년 한국어 능력 시험(TOPIK) 신청자는 27,000명으로 10년 전과 비교해 2.6배로 늘어났다. 한국어 과정을 갖춘 대학과 전문학교에서도 지원자가 늘고 있다. 일본 내 대학교에서도 한국어 수업에 대한 인기가 오르고 있다. 교토 산업대가 2014년 개설한 한국어 전공은 영어 전공에 필적하는 인기를 누리고 있다. 

 실제로 일본 교환학생 경험이 있는 학생은 “언어 관련 교양 수업 중 한국어 수업이 가장 인기가 많다. 일본인을 포함해 다른 나라에서 교환학생으로 온 외국인들도 한국어 수업을 듣고 싶어 한다. 수강 신청이 굉장히 치열하다”라며 한국어의 인기를 체감했다고 말했다.

 

한국어를 ‘제2외국어’로 채택한 인도

 인도 정부가 한국어를 인도 정규 교육 과정 제2외국어 과목으로 채택했다. 1992년에 이어 28년 만에 정책을 개정한 것으로 보아 한국어가 앞으로 상당 기간 제2외국어로 존재할 것으로 보인다. 제2외국어 채택과 더불어 최근 한국어 강좌 개설 대학이 늘고 있으며 한국어 능력 시험 응시자도 증가하고 있다.

 한국어를 접하는 경우는 교육에 국한되어 있지 않다. 한류에 무관심한 것으로 유명했던 인도에서는 한국 드라마 열풍이 불고 있다. 인도의 여러 언론 매체에서 한국 드라마 <내 뒤에 테리우스>가 인도에서 높은 순위를 기록하고 있는 현상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현재 유행하고 있는 코로나바이러스의 특징을 잘 묘사하고 있어 자연스럽게 이 드라마를 찾아본 뒤 드라마에 빠져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를 계기로 다른 한국 드라마들의 방영도 증가하고 있다.


베트남에서 인기학과인 ‘한국학과’

호찌민 지역 한국어 능력 시험 응시생은 지난해 15,754명으로 2017년(8,495명)과 비교하면 거의 2배로 증가했다. 이뿐만 아니라 한국어 열풍은 중·고등학생에게까지 번지고 있다.

 베트남 한국어 채택 시범학교 가운데 한 곳인 트득고등학교의 한국어 수업 수강생은 매년 증가하고 있다. 또 호찌민국립대에서 명문으로 꼽히는 인문사회과학대에서도 한국학과는 인기학과로 입학시험에서 높은 점수를 받아야 합격권에 들 수 있다.


▲ 방탄소년단 소속사가 선보인 한국어 교육 콘텐츠 (출처=빅히트엔터테인먼트)


 한국어의 인기가 급증하는 요인은 케이팝 유행을 계기로 한국 예능과 드라마와 함께 한류가 퍼지면서 나타난 결과로 볼 수 있다. 

 한국어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자 방탄소년단 소속사는 한국어 교육 콘텐츠를 선보였다. 문법, 표현뿐 아니라 한국 문화를 배울 수 있게 내용을 구성했다. 소속사는 "최근 케이팝을 비롯한 한국 문화 콘텐츠의 인기로 한국어를 배우려는 수요가 증가하고 있어 케이팝 콘텐츠에 대한 접근성을 개선하고자 한국어 교육 콘텐츠를 기획하게 됐다"라고 밝혔다.

 세계적으로 한국어 능력 시험의 응시자가 증가하고 한국어 교육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는 현상은 현재 한국어의 위상을 확인할 수 있는 지표다. 단순히 한류 열풍으로 접한 한국어를 학문이나 취업 목적으로 배우는 사람들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 한국어의 인기는 꾸준히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어의 인기는 다양한 국가로 뻗어나가고 있다. 한류 불모지로 불렸던 인도에서도 예상치 못하게 코로나바이러스가 한류 바람을 몰고 왔다. 다양한 국가에서 우리나라에 관한 관심이 자연스레 한국어와 한글로 이어지는 건 반가운 현상이다. 

 하지만 다양한 수요에 맞는 대응책이 필요하다. 한국어 학습 수요자들에게 한국어 교육을 체계적으로 지원하고, 한국어를 배우려는 외국인들은 다양한 경로로 한국어를 접하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이러한 추세에 맞춰 비대면 강의 영상을 만드는 등 변화에 대비하는 게 필요하다. 그렇게 되면 우리나라는 물론 한국어와 한글을 다양한 사람에게 널리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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