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랑방/대학생기자단

안녕하세요, 저희는 대학생기자단 1기입니다.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4. 5. 29.



대학생기자단 1기 첫발자국

한글문화연대(대표 이건범)에서 대학생기자단 1기를 모집했다. 서류접수와 면접이 이뤄졌고, 3월 17일 한글과 우리말을 사랑하고 아끼는 마음을 가진 5명의 대학생이 기자단으로 뽑히게 됐다. 그리하여 모이게 된 기자단 1기는 4월 28일과 29일, 이틀에 걸친 첫 회의를 시작으로 1년 활동의 첫 발을 내디뎠다. 총 5주간의 기자단 교육 수료를 끝낸 이들은 취재를 위해 팔을 걷어붙이고 나서게 된다. 대학생기자단은 매달 말 한글문화연대 누리집에 각자 취재한 1개의 개인기사와 다 함께 취재한1개의 기획기사를 선보이게 되는데, 전공도 꿈도 다양한 학생들이 모여서 그런지 취재하고 싶은 분야도 다양하다. 물어보니 방송언어, 한글서체 의장(디자인), 길거리 속의 한글, 한글지명, 어려운 말 때문에 생기는 차별에 관한 피해 등, 여러 군데 관심도 많아 보인다. 이 기자들, 1년이 모자라진 않을까 걱정된다. 취재에 대한 열정과 올바른 말글문화 확산에 기여하겠다는 포부로 가득 찬 이 젊은 학생기자들의 행보에 본 단체 국어 운동가들의 기대도 많이 걸렸다. 물론 가장 기대하고 있는 사람은 역시 그들 자신이겠지 싶다.

 

쉬운 우리 말글을 지키고 퍼뜨려야

우리나라 국어운동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다 보면, 세종대왕께서 어려운 한자로 인해 사람이 최소한으로 지녀야 할 알 권리를 백성들이 보장받지 못함을 안타까워하여 이를 해소하고자 훈민정음을 창제(1443 창제, 1446 반포)한 데에 도달하게 된다. 이후 일제 때 주시경 선생이 ‘말이 오르면 나라도 오르고, 말이 내리면 나라도 내리나니라’(1910.6. 주시경 한나라말 발표)라 하여 국어연구에 힘썼고, 그 명맥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한글문화연대 이건범 대표는 기자단 첫 회의에서 이런 질문을 던졌다. ‘일제 때 일본이 우리말글을 쓰지 못하게 한 이유는 무엇인가?’ 국어는 우리의 역사이며, 정체성이며, 문화 그 자체이기 때문이 아닌가. 중국은 다양한 민족으로 이루어졌음에도 오직 한족만이 자신들의 글자를 갖고 있었기 때문에 마치 한족밖에 없던 마냥 역사가 기록되기도 했다. 대학생기자단은 4월 28일 회의에 앞서 국어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을 갖고, 그들의 희망찬 시선으로 나눔과 소통으로서의 한글, 평등한 언어, 우리 역사와 정체성으로서의 말글을 지키고 퍼뜨릴 것이라고 그들의 활동 목표를 밝혔다.

 

“나조차도 제대로 몰랐던 우리말, 남들은 어떨까”

“언어문화개선은 의미 있는 활동”

“뜻 깊은 일에 도움이 되는 글을 쓰고 싶어요.”

김재인(22), 김혜란(22), 이솔지(21), 이종혁(24), 한나연(22), 이 5명의 학생기자들, 어떻게 국어운동을 위해 모이게 됐는지 궁금하다. 요즘 대학생들 사이에서 이른바 취업 스펙을 위한 대외활동이 종류도 분야도 다양한데, 어째서 유명한 기업체 기자단도 아닌 한글문화연대였을까. 그래서 어떤 생각을 갖고 활동을 시작하게 됐는지 알아보기 위해 몇 가지 물어봤다. 아래는 인터뷰 내용이다.

 

기자(이하 생략) : 한글문화연대 기자단에 지원하고, 활동하게 된 이유가 무엇입니까?

재인 : 전 꿈이 아나운서입니다. 아나운서 준비를 시작하면서, 우리말, 바른말에 대한 관심이 많아졌습니다. 그런 때에 모집 공고를 보고 바른 언어사용에 앞장서는 활동을 할 수 있을 것 같아서 지원했습니다.

 

혜란 : 저는 국문학도로서 일상생활에서도 바른 말과 글을 사용하려고 노력했었고 한글과 관련된 활동에 참여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주위에 우리말 가꿈이 활동을 하는 친구가 있어서 국어운동에 대해 관심도 있었기 때문에 활동을 결심했습니다.

 

솔지 : 저는 평소 맞춤법 사용에 꽤 예민한 편인데, 사실 스스로도 정확히 알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한글문화연대에서 받을 기자교육이 굉장히 끌렸습니다. 기자단 활동도 제게 의미 있는 시간이 될 거라고 생각했고요.

 

이솔지 기자는 미대생이고, 이종혁 기자는 공대생입니다. 그래서 사실 기자단 활동에 어떻게 관심이 갔을까 특히 궁금했습니다.

솔지 : 전공을 떠나서 한글은 한국 사람이라면 누구나 잘 알아야 할 것이니까요. 그리고 제 전공과 관련된 한글에 관한 기사거리도 많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일상생활 속의 소소한 우리말사용, 그리고 전공에 관해선 한글에 관련된 예술 활동들에 대해 취재하고 싶은 마음이 있습니다.

 

종혁 : 전 기념이 될 만한 활동을 하고 싶던 차에 기자단 모집 공고를 봤어요. 공대에 진학해서 평소에 한글에 대해 심도 있게 접근할 기회가 적었는데, 한글문화연대가 주도적으로 한글날 공휴일 재지정에 힘쓴 것이 정말 인상이 깊었죠. 어려서부터 글 쓰는 일에 관심도 많았었고, 그래서 활동을 결심하게 됐습니다.

 

나연 : 전 꿈이 기자입니다. 좋은 글, 알리는 글, 변화를 위한 글을 쓰고 싶은데, 다른 분들과 마찬가지로 모집공고를 보고 이거구나 싶었어요. 의미 있는 기사를 쓸 수 있을 것 같았거든요. 기자단 교육을 받을 수도 있고, 국어운동에 도움도 된다니 정말 매력적이었습니다.

 

각자 1년간 어떤 활동을 하고 싶은지 궁금합니다. 큰 계획이나, 아니면 특별히 관심을 갖고 있는 기사거리가 있습니까?

재인 : 저는 방송언어에 관심이 많습니다. 지속적으로 방송언어를 취재해서, 1년간 작은 변화라도 생겼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또한 한글문화연대의 행사와 활동을 알리는데도 앞장서고 싶습니다. 그런 활동을 통해 많은 사람들에게 우리말과 글에 대한 애정을 심어주고 싶어요.

 

구체적으로 어떤 방송언어에 변화가 필요하다고 보나요?

재인 : 우리가 무의식적으로 그냥 지나쳐버리는 잘못된 방송언어에 대해서 되짚어 주고 싶은데요. 직접 방영되는 것도 중요하고요. 보도 방송도 있을 수 있고, 다른 방송을 예를 들면 미용 프로그램 같은 경우엔, 영어 사용이 정말 심하다고 생각합니다. 화장품 이름이나, 하다못해 색 이름 말할 때도, 화이트 컬러, 골드 컬러.. 꼭 영어로 써야 하는 말이 아닌데도 영어로 쓰니까, 우리말로 쓸 수 있으면 고치는 방향으로 갈 수 있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합니다.

 

다른 분들은 어떤가요?

혜란 : 저는 사람들로 하여금 우리 한글을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하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도록 하는 기사를 쓰고 싶습니다. 저도 기자단 활동을 시작하면서 우리말과 글에 대해 다시 생각해봤기 때문이죠.

 

솔지 : 저는, 한자 지역 명을 한글로 바꾸는 일을 하는 분들을 취재하고 싶습니다. 또 대중들이 일상 속에서 자주 쓰는 우리말 표현에 대해 설문조사를 하고 바로잡고 싶고요. 그리고 무엇보다 한글 서체를 의장하는 디자이너도 만나보고 싶어요. 한글 타이포그래피(활판술)에 요즘 관심이 많은데, 사람들이 발표할 때나 간판, 홍보물에 보통 영어를 많이 쓰잖아요? 그 이유가 아직 예쁜 한글 서체가 많이 없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관련 분야에 계신 분을 취재하거나, 예쁜 서체가 있다면 많은 사람들에게 소개해 드릴 계획입니다.

 

종혁 : 전 우리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우리말과 글에 관련된 기사를 쓰려고 합니다. 일명 길거리 한글이라고 하면 될 거 같네요. 책 속의 문헌적 한글이 아닌 그런 기사내용이요.

 

나연 : 우리말글을 지키려는 활동들, 노력들이 있단 걸 많이 취재해서 더 많은 사람들한테 알릴 생각입니다. 활동을 시작하면서 평소에 그냥 지나쳤던 것들이 사실은 지키고 바꾸려고 하는 노력이 있기 때문이란 걸 많이 느꼈어요. 그래서 우리말글이 보존되고 있는 건 당연한 게 아니고, 그러니까 더 많은 사람들의 관심이 필요하단 걸 알리고 싶습니다.

 

국어운동과 대중들 간 다리 역할 기대

학생기자들이 대학생의 눈으로 새롭고 다양한 시선으로 국어운동을 이끌 것으로 기대된다. 김혜란 기자와 이종혁 기자는 “기자단 활동을 하면서 한글에 대해 더 공부해야겠다고 생각했다.”라며 올곧은 가치관을 갖기 위한 다짐을 밝히기도 했다. 소신을 갖고 사람들에게 조금씩 다가가려는 이들의 노력은 곧 더 많은 사람들에게 우리말글 보호, 쉬운 말 정책을 널리 알릴 수 있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싶다. 처음이라 부족한 부분이 있을까 걱정하면서도, 한글문화연대의 얼굴이 되었단 책임감에 열심히 취재를 해나가는 대학생기자단 1기를 응원한다.


한글문화연대 대학생기자단 한나연 < hanang1220@naver.com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