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어 범벅인 광고는 이제 그만! 우리말로 가득한 광고


한글문화연대 대학생 기자단 7기 정서린 기자

wtf98@naver.com



최근의 광고를 떠올려보면 과거보다 영어로 범벅이 된 광고는 줄어든 것처럼 보인다. 이제는 우리말만을 사용한 광고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휴대전화로 바로 볼 수 있는 영상 프로그램이 여럿 생겨나면서 이젠 짧은 영상을 재생할 때도 광고가 나온다. 광고의 홍수 속에 사는 지금, 광고 속 외국어 남용과 우리말을 잘 사용한 광고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우리말로 된 광고들


▲ <삼성 갤럭시폴드 5G> 광고 중 한 장면 (출처: 삼성전자)


딸아, 잘 마쳐 주었구나. 너는 늘 학생이었고 나는 늘 사회인이었는데, 이제 같은 신분이네. 딸이라는 후배에게 꼭 말하고 싶은 게 있다. 세상을 크게 봐야 크게 가질 수 있단다. 새로운 세상을 선물하세요. 갤럭시 폴드 파이브지


삼성전자의 갤럭시 폴드 5세대 제품 광고는 상표명과 상품명을 제외하고 모두 우리말을 사용하여 제작됐다. 아버지가 딸에게 따뜻한 말을 건네는 광고의 분위기를 살리기 위해 외국어를 사용하지 않고 우리말만 사용했다. 덕분에 실제로 아버지가 딸에게 선물을 건네며 쓴 편지를 읽는 듯 친근하고 따스한 느낌이 잘 전달되었다.



▲ <에스케이텔레콤 누구(NUGU)> '인공지능 돌봄 서비스' 광고 중 한 장면


어르신1 : 무릎이 시큰하니 비가 올랑가.

인공지능 스피커: 내일까지 날씨가 화창해요.

어르신1 : , 80년 촉을 무시하고.

 

어르신2 : 아따 고도리네 귀인이 오실랑가.

인공지능 스피커 : 오늘 운세는 몸조심하는 게 좋겠어요.

어르신2 : ? 내 흥을 다 깨불고


에스케이텔레콤은 조금 더 맛깔스럽게 우리말을 사용했다. 우리말 중에서도 지역 방언을 사용하여 광고를 만들었는데, 비교적 외국어에 익숙하지 않은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한 만큼 광고 속에 외국어가 없다. 다만 ‘AI’ 대신 ‘인공지능’이라는 단어를 사용했다면 더욱 이해하기 쉬운 광고가 되었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이처럼 모두가 알아들을 수 있는 광고는 보거나 듣기에도 흥미롭고 주목해볼 만하다.



아직은 남아있는 광고 속 외국어


▲ <끌레드벨(Cledbel) 미라클 파워 리프트 브이 쿠션> 광고 중 한 장면


브이(V)를 켜다. 황금빛 금실 콜라겐의 빛나는 리프팅 커버. 마침내 탄력 넘치는 브이(V)를 켜다. 끌레드벨 미라클 파워 리프팅 브이 쿠션.


이 광고는 상품명 자체가 모두 외국어인 탓에 영어를 잘 모르는 사람들은 상품의 이름 자체가 낯설 수 있다. 또한 기업에서 강조하고자 하는 내용도 모두 영어를 사용하여 전달력이 떨어진다. 기업은 이 상품이 피부 탄력을 높이는 효과가 강력한 쿠션임을 강조하고 있는데 만약 ‘미라클’, ‘파워’, ‘리프팅’ 등의 표현을 모두 알지 못한다면 이 상품의 효과를 알 수 없다. 이처럼 과도하게 외국어를 사용한 광고는 상품을 알아채는 데 실패할 확률이 매우 높다. 기업의 입장에서는 부정적인 효과가 있을 수 있으며 동시에 고객의 입장에서는 동등하게 정보를 얻을 수 없다는 불편함을 느끼게 된다. 


안타까운 점은 화장품은 특히 영어를 사용한 상품명이 많고 광고에서도 역시 영어가 빈번하게 등장한다는 점이다. 이는 영어가 한국어보다 더욱더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준다는 편견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일종의 관행적인 측면도 있다고 볼 수 있다. 관행적으로 화장품 업계에서는 영어를 많이 사용해 왔고 계속해서 반복되는 것이다. ‘커버(가림)’, ‘라스팅(지속)’, ‘블랙(검정)’, ‘모이스처(수분)’ 등의 표현들은 특히 화장품 광고에서 자주 사용되는 외국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말은 적당한 한국어 표현을 찾기 어려워하거나 아예 생각해 보지도 않는 화장품 회사가 계속 같은 외국어 표현을 쓰면서 결국 외국어로만 써야 할 것 같은 관행이 되어 버렸다.


상업 광고는 상품이나 서비스를 소비자에게 알리고 구매하게 하는 데에 목적이 있다. 이를 고려했을 때 위의 예시에서 외국어를 사용하는 것보다는 우리말을 이용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다. 외국어를 사용하면 일부 소비자들은 기업이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을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하게 된다. 그렇게 되면 광고를 해석하는 데 힘을 쏟아야 하고, 이는 소비자의 상품 구매를 방해하는 결과를 낳게 된다.


광고에서뿐만 아니라 일상생활에서도 우리말을 써야 하는 이유가 여기서 나타난다. 외국어로 가득한 광고들은 사회적 약자들에게 정보 제공의 불평등을 발생시킬 수 있다. 특히 공적 영역에서는 매주 우리말로 다듬은 대체어가 나오는 등 우리말을 지키는 활동이 눈에 띄게 드러나고 있다. 반면 사적인 영역에서는 크게 눈에 띄지는 않는다. 광고 속 우리말이 활성화되기 위해선 소비자의 반응이 필수다. 제품의 정보를 잠재적 소비자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하려는 사업주와 차별 없이 제품 정보를 받아들여 선택권을 넓히는 소비자의 상생이 지속된다면 우리말로 가득한 광고판을 볼 수 있을 것이다.


글 올린 이: 한글문화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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