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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방/대학생기자단

우리말을 더 사랑하는 방법, 어원 알기 - 서정화 기자

by 한글문화연대 2019. 7. 12.

우리말을 더 사랑하는 방법, 어원 알기


한글문화연대 대학생 기자단 6기 서정화 기자
dimllllight@naver.com


말에는 역사가 있다
 역사란 어떤 일이나 현상, 사물이 진행되거나 존재해 온 과정이다. 인류에게 시작이 있던 것처럼 말에도 역사적 근원이 있다. 말은 탄생하면 사회 변천 과정에 따라 항상 변화한다. 하나의 말이 몇 년 후엔 전혀 다른 말이 되기도 하고, 하나의 말에서 다양한 파생어가 생겨난다. 물론 돌변하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 인류와 사회의 흐름과 움직임새에 어울려 서서히 바뀐다.


 우리나라 역사를 알면 지금을 감사하게 느끼고, 과거 시대 사람들을 이해할 수 있다. 이처럼 우리말의 역사와 변천 과정을 알아보며 우리 언어에 관심을 가져보자.

 

우리말에도 역사가 있다
 을씨년스럽다는 말은 을사늑약에서 나온 말이다. 을사늑약은 1905년 일본이 우리나라의 외교권을 박탈하기 위해 강제로 체결한 조약이다. 이에 분위기나 기운이 매우 어둡고 쓸쓸할 때 ‘을사년스럽다’는 말을 쓰게 됐다. 이 말이 을씨년으로 바뀌게 된 것이다. 다음으로 시치미는 일명 '매의 이름표'다. 고려 시대 최고의 반려동물은 ‘매’로 가치가 매우 높았다. 매는 하늘을 날아다니기 때문에 자칫하면 주인이 자신의 매를 알아보기 힘들었다. 그래서 매에 이름표를 붙였고 그것을 ‘시치미’라고 했다. 일부 부도덕한 사람들은 다른 사람의 매에 붙어있는 시치미를 떼고 다른 시치미를 붙이곤 했다. 이런 행동에서 비롯돼 자신이 행한 행동을 하지 않은 체할 때 ‘시치미를 떼다’는 말을 한다고 <우리말 어원 500가지>에서 설명한다.


 깡패는 폭력을 쓰면서 행패를 부리고 못된 짓을 일삼는 무리를 속되게 이르는 말이다. 국립국어원에서는 깡패가 영어 갱(gang)과 한자 패(牌)가 결합해 만들어진 단어라고 설명한다. 갱(gang)과 패(牌)는 모두‘패거리’라는 뜻으로 같은 뜻을 가진 서로 다른 문자가 합쳐진 것이다. 한편 돌팔이는 ‘돌다’와 ‘팔다’가 결합한 말로 여기저기 떠돌아다니며 기술, 물건 따위를 팔며 사는 사람이다. 이런 사람의 물건이나 기술에 신뢰도가 낮았다. 그래서 지금은 제대로 된 자격이나 실력이 없이 전문적인 일을 하는 사람을 속되게 이르는 말로 정착했다.


 유행어에도 어원이 있다. ‘깨알 같다’라는 말은 눈에 잘 드러나지 않는 사소한 것이 은근히 존재감 있을 때 사용하는 말이다. 깨알이 작지만 풍부한 고소함을 주는 것처럼 소소하지만 무시할 수 없는 존재감을 보이는 것에 사용하여 이 말이 탄생했다. 이 말은 다양한 작품에서 찾아볼 수 있다. 가령 영화에서 배우들이 크게 웃기지는 않지만 소소한 웃음을 주는 즉흥적인 연기를 하면, 관객들은 그 즉흥성에 깨알 같은 재미를 느꼈다는 관람평을 작성하곤 한다.

 

말의 과거를 찾아주다, 어원학
 어원학은 말이 발전해 온 계보와 역사를 연구하는 언어학의 한 분야다. 어원 연구 방법은 다양한데 대표적으로 문헌적 연구, 방언 자료의 이용, 비교학적 방법 등이 있다. 언어와 관련된 정보가 존재하면 문헌 사료를 참조하거나 방언 자료를 이용할 수 있다. 반면 이용 가능한 자료가 없을 경우엔 비교학적 방법을 사용한다. 연구하고자 하는 단어와 관계있는 다른 언어를 분석하고, 그들의 부모 언어와 그 어휘에 관해 추론하는 것이다. 우리나라에는 1996년 창립한 한국어원학회가 있다. 한국인의 뿌리와 우리말의 어원을 연구하는 국어학 학술 모임이다. 이 학회를 포함해 어원 연구에 힘쓰는 사람이 많다. 충북대학교 국어국문학과 조항범 교수는 <우리말 어원 이야기>, <국어 어원론> 등의 책을 발간하며 우리말 어원을 집중적으로 연구하고 있다.

 

어원을 알면 우리말을 더 사랑하게 된다
 우리나라에는 뿌리가 있다. 3.1운동, 6.10민주항쟁, 광주민중항쟁 등 과거를 돌아보고 역사를 알면 우리나라를 더 사랑하게 된다. 말도 마찬가지다. 우리말이 어떻게 생겨났는지, 어디에서 비롯됐는지 알면 ‘우리’말이 있음에 감사하게 된다. 우리말과 우리글이 언어학자들에게 훌륭한 평가를 받고 있지만 우리는 정작 그 소중함을 잘 모른다. 앞으로 본인이 하는 그 말이 어떻게 그 뜻이 됐는지 생각해보며 우리말에 더 많은 관심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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