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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동사2

양말을 기웁니다 [아, 그 말이 그렇구나-292] 성기지 운영위원 하지를 지나 소서를 앞둔 요즘이야말로 농촌은 논밭 일과 농장 일, 과수원 일에 한창 일손이 달리는 때이다. 그래서인지 절에서 수행하는 스님들도 산문 밖을 나서서 일손을 거들고 있는 모양이다. 신문을 읽다가 “스님이 바쁜 일손을 도웁니다.”라는 기사문을 보았다. 언젠가 텔레비전 방송에서도 초등학생들의 방학숙제가 화제가 되며 “엄마가 숙제를 도웁니다.”라고 말하는 것을 들었다. 드물지 않게 “불우 이웃을 정성껏 도웁니다.”라고 쓴 기사들도 눈에 띈다. 그런가 하면, 라디오 방송에서 “재봉틀이 헤지고 짧아진 교복 치맛단을 꼼꼼하게 기웁니다.”라는 기자의 현장 중계 목소리를 들었다. “할머니께서 구멍 난 양말을 기웁니다.”라는 문장도 어느 글에선가 본 듯하다. .. 2019. 6. 26.
나는 나는 슈퍼맨 [아, 그 말이 그렇구나-278] 성기지 운영위원 “하늘을 날으는 비행기”라고 쓰는 이들이 있다. 자동사 ‘날다’는 규칙적으로 씨끝이 바뀌지 않는, 곧 불규칙 활용 용언이다. 따라서 ‘날다’는 ‘나니, 나오, 나는’ 들과 같이 끝바꿈하므로 “날으는 비행기”가 아니라 “나는 비행기”이다. 바로잡으면, “하늘을 나는 비행기”가 된다. 또, 가끔 “하늘을 나르는 비행기”라고 쓰인 문구도 눈에 띈다. ‘나르다’는 ‘옮기다, 운반하다’는 뜻을 가지고 있는 타동사이므로, ‘하늘을 나르는’이라고 하면 ‘하늘을 옮긴다’는 뜻이 되니, 제 아무리 큰 비행기라도 불가능한 일이다. ‘슈퍼맨’이라는, 인기 있는 대중가요가 있다. 이 노래를 부를 때면 누구나 슈퍼맨이 되는 듯한 느낌에 젖어든다. 이때 “나는 슈퍼맨”이라고 하면.. 2019. 3.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