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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3

눈 벽이 녹을 때까지 - 곽태훈 기자 눈 벽이 녹을 때까지 한글문화연대 대학생 기자단 7기 곽태훈 기자globalist0101@naver.com 지난 한 해의 마지막은 유난히 춥고 답답했습니다. 온 세상에 갑자기 불어닥친 전염병이 우리 앞에 벽을 만들었습니다. 그것도 아주 단단하고 차가운 눈 벽을. 안에 있어도 바깥의 찬 공기가 느껴지는 날들이 계속되었습니다. 발맘발맘 걷다 보면 눈 벽이 스러진 공간에 다다르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일 년을 보냈습니다만 아직도 전염병의 여파가 남아있는 현실에 맥맥하기만 할 따름입니다. 도대체 우리 앞에 놓인 눈 벽은 언제쯤 부서질까요? 맥없이 움츠러들어 있을 수만은 없기에 기운 내어 창문을 열어봅니다. 한산한 거리는 서로를 위해 외출을 삼가는 마음을 보여주고, 어느 도로에서 들리는 구급차의 사이렌 소리는 한.. 2020. 12. 31.
아퀴, 잡도리 [아, 그 말이 그렇구나-268] 성기지 운영위원 황금돼지해라 불리는 새해가 밝았다. 누구나 한 해 동안 여러 가지 어수선한 일들이 있었을 텐데, 이렇게 어수선한 일들을 하나하나 정리해서 갈피를 잡은 뒤에 끝매듭을 짓는 것을 ‘아퀴 짓는다’고 한다. 여기서 ‘아퀴’는 어수선한 일들을 갈피 잡아 마무르는 끝매듭을 뜻하는 순 우리말이다. “한 해를 아퀴 짓고 새해를 맞이하자.”고 하면, 한 해 동안 있었던 잡다한 여러 일들을 제자리에 잘 끼워 맞추고 새해를 맞이하자는 뜻이 된다. ‘아퀴’라는 말이 요즘 잘 쓰지 않아서 낯설게 들리는 데 비하여, 이와 비슷한 ‘매조지다’라는 말은 비교적 귀에 익숙한 말이다. ‘매조지다’라고 하면 “일의 끝을 단단히 단속하여 마무리하다.”는 뜻으로 쓰이는 순 우리말이다. “소포.. 2019. 1. 2.
새해의 다짐? [우리 나라 좋은 나라-16] 김영명 공동대표 상투적인 표현이지만 또 한 해가 밝았다. 헌 해가 가고 새해가 왔다. 또 한 살을 더 먹었다. 늘 그랬듯이 별다른 감흥은 없다. 스물아홉 살에서 서른 살이 되던 세밑에는 기분이 좀 묘했다. 미국 유학 시절이었는데, 그래서 유학생 친구 집에 모여 술을 퍼 마셨다. 기분이 묘하지 않았더라도 술은 퍼 마셨겠지만… 그 뒤로는 새해를 맞이한다고 해서 별로 묘한 기분은 없다. 스물일곱이 되는 아들 녀석이 헌 해의 마지막 날에 기분이 좀 이상하다고 카톡을 보냈더군. 내 대답은 “다 그러니 일찍 들어오기나 해!”였다. 결혼하기 전에는 크리스마스와 연말연시가 통행금지가 없는 날이라 그 핑계로 친구들과 어울려 놀았다. 지금 내 아들은 훨씬 더 진하게 같은 짓을 한다. 통금은 .. 2014. 1.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