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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 기자단257

한글 아리아리 770 한글문화연대 소식지 770 2020년 5월 7일 발행인 : 이건범 (한글문화연대 상임대표) 한글문화연대 바로가기 ◆ [우리말 이야기] 산돌림과 재넘이 - 성기지 운영위원 우리나라 사람들은 유난히 산을 좋아한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우리말에는 산등성이, 산마루, 산모롱이, 산모퉁이, 산봉우리, 산비탈, 산자락, 산줄기 같은, 산에 관한 토박이말들이 무척 많다. 이처럼 산을 떠올리게 하는 우리말 가운데 산돌림과 재넘이가 있다. 그러나 이들은 산의 일부를 가리키는 토박이말이 아니라, 각각 비와 바람의 이름이다. 산돌림은 ‘여기저기 옮겨 다니면서 한 줄기씩 내리는 소나기’를 가리키는 순 우리말이다. 본디는 산기슭으로 돌아가며 잠깐씩 내리는 소나기를 산돌림이라고 했을 것이다. 그러다가 이 비가 산 아래 마을로 옮겨.. 2020. 5. 8.
한글 아리아리 768 한글문화연대 소식지 768 2020년 4월 23일 발행인 : 이건범 (한글문화연대 상임대표)한글문화연대 바로가기◆ [우리말 이야기] 마루 이야기 - 성기지 운영위원마루는 ‘고갯마루’, ‘산마루’처럼 가장 높은 부분을 말하기도 하고 가장 중심이 되는 곳을 가리키기도 하는 우리말이다. 그래서 멀리 수평선 한가운데 두두룩하게 솟아 보이는 부분을 ‘물마루’라 하고, 길바닥에서 가장 높이 솟은 부분을 ‘길마루’라고 한다. 마루는 자연이나 지형뿐만 아니라, 사람 몸의 ‘콧마루’나 한옥 지붕의 한가운데 가장 높은 부분인 ‘용마루’처럼 생활문화에서도 쓰이며, 글을 쓸 때 본문이 되는 부분을 ‘글마루’라 하듯 추상적 경계까지 넘나든다. 한자 ‘宗’의 훈이 ‘마루’이듯, 마루는 어떤 사물의 근본을 뜻하거나 가장 먼저 내세.. 2020. 4. 24.
한글 아리아리 767 한글문화연대 소식지 767 2020년 4월 16일 발행인 : 이건범 (한글문화연대 상임대표) 한글문화연대 바로가기 ◆ [우리말 이야기] 영어투 말들 - 성기지 운영위원 제21대 국회의원 선거가 끝났다. 앞으로 4년 동안 국민의 행복한 삶을 위해 헌신해 주기를 바랄 뿐이다. 선거운동 기간 내내 국회의원 후보자들에게 ‘무엇 무엇이 요구된다’고 말해 왔는데, 이 말은 영어를 직역한 번역투 표현이다. 어느덧 우리 일상을 지배하고 있는 영어투 표현에 순응(?)하여 인터넷 에는 ‘요구되다’를 올림말로 수록해 놓았다. 하지만 본디 우리말에서 ‘요구’는 접미사 ‘하다’가 붙어 ‘요구하다’, ‘요구한다’처럼 쓰이는 말이다. 정치인들에게는 무엇 무엇이 ‘요구되는’ 게 아니라 ‘필요한’ 것이다. 그래서 “지금 요구되는 것은.. 2020. 4. 17.
자신의 언어를 지키지 못했던 나라들 - 김정빈 기자 자신의 언어를 지키지 못했던 나라들 한글문화연대 대학생 기자단 6기 김정빈 기자wkjb0316@naver.com 언어는 나라의 정체성을 담고 있다. 그래서 나라마다 자신의 언어를 지키기 위해 노력한다. 일제강점기를 겪은 우리나라는 조선어학회 같은 단체의 노력으로 우리말을 지켜냈다. 하지만 우리와 다르게 자신의 언어를 잘 지켜내지 못했던 나라들이 있다. 아일랜드는 1601년 영국과의 전쟁에서 패한 뒤 모국어인 아일랜드어 대신 영어를 공용어로 쓰게 되어 자신들의 문헌 전통을 이어나갈 수 없었다. 1923년에 자치권을 얻고 1949년에는 영국에서 완전히 독립했지만 아일랜드어의 규범을 세우는 데에 많은 어려움을 겪어 1958년에야 학교에서 가르칠 표준어와 표준 문법을 제정할 수 있었다. 하지만 언어의 주도권은 .. 2020. 4. 14.
한글 아리아리 763 한글문화연대 소식지 763 2020년 3월 19일 발행인 : 이건범 (한글문화연대 상임대표) 한글문화연대 바로가기 ◆ [우리말 이야기] 개발과 계발 - 성기지 운영위원 한때 텔레비전 광고에서 비롯한 유행어 가운데 “니들이 게 맛을 알아?” 하는 말이 있었다. ‘게 맛’은 발음에 여간 유의하지 않으면 자칫 ‘개 맛’으로 소리 낼 위험이 있고, 또 그렇게 들릴 수 있다. [ㅔ]와 [ㅐ]는 둘 다 전설모음이기는 하지만, [ㅔ]는 [ㅐ]보다 혀가 높이 올라가고 좀 더 앞쪽에서 소리가 난다. 곧 ‘개’가 ‘게’에 비해 비교적 입이 크게 벌어지고 입천장 뒤쪽에서 소리가 나는 것이다. 이를 구별하여 발음하는 데 소홀했던 까닭에 ‘개발’과 ‘계발’의 쓰임마저 혼동되고 있다. ‘개발’과 ‘계발’ 두 낱말은 실제로 거의 .. 2020. 3. 20.
한글 아리아리 762 한글문화연대 소식지 762 2020년 3월 12일 발행인 : 이건범 (한글문화연대 상임대표) 한글문화연대 바로가기 ◆ [우리말 이야기] 고랑과 이랑 - 성기지 운영위원 춘분이 열흘 앞으로 다가왔다. 산과 들이 기지개를 켜고, 얼었던 논밭에도 새 생명의 기운이 꿈틀댄다. 산자락에 매달린 밭에서는 벌써 호미를 들고 밭이랑을 고르는 어르신들의 모습도 눈에 띈다. ‘이랑’이란 말은 밭농사를 짓는 분들에겐 무척 친숙한 낱말이다. 그런데 그분들 가운데서도 이랑과 고랑을 혼동하는 경우가 많다. 이랑은 밭을 갈아 골을 타서 두두룩하게 흙을 쌓아 만든 곳이고, 고랑은 그 두둑한 땅과 땅 사이에 길고 좁게 들어간 곳이다. 이랑에선 모종이 자라고 고랑으론 빗물이 흘러든다. 밭농사는 반드시 고랑과 이랑을 만들어야 한다. 흙을.. 2020. 3. 13.
한글 아리아리 757 한글문화연대 소식지 757 2020년 2월 6일 발행인 : 이건범 (한글문화연대 상임대표) 한글문화연대 바로가기 ◆ [우리말 이야기] 후출하다 - 성기지 운영위원 우리말에 ‘후출하다’가 있다. 요즘 말글살이에서는 낯설게 느껴지는 말이다. 매우 배가 고픈 상태를 나타내는 말인데, 이 말의 쓰임을 온전히 이해하고자 말밭을 헤쳐 나가다 보면 맨 끝에서 ‘촐촐하다’를 만날 수 있다. 끼니 때가 다가오면서 ‘배가 조금 고픈 느낌’이 있을 때 ‘촐촐하다’고 한다. “점심 때가 다가오니 촐촐하네.”로 표현할 수 있는 것이다. 더 시간이 지나 ‘배가 고픈 느낌’(‘조금’이 빠졌다.)이 들면 ‘출출하다’고 한다. “점심을 거르니 출출하네.”에서 볼 수 있듯이, 이 ‘출출하다’가 배가 고픈 느낌을 가장 일반적으로 나타내는.. 2020. 2. 7.
한글 아리아리 753 한글문화연대 소식지 753 2020년 1월 9일 발행인 : 이건범 (한글문화연대 상임대표) 한글문화연대 바로가기 ◆ [우리말 이야기] 받침소리를 바르게 - 성기지 운영위원 “물이 맑다.”를 [무리 막따]로 말하는 이들도 있고, [무리 말따]로 말하는 이들도 있다. “집이 넓다.”를 어떤 이들은 [지비 널따]로 말하는가 하면, 어떤 이들은 [지비 넙따]로 말한다. 또, “하늘이 맑게”가 [하느리 말께], [하느리 막께]처럼 일관되지 않게 발음되기도 한다. 이와 같이 나날살이에서 겹받침 소리가 이어날 때 혼란을 겪는 사례가 잦다. ‘표준어 규정(표준 발음법)’에서는 겹받침 소리를 발음할 때, ‘ㄺ’ 받침은 바로 자음이 이어질 경우 [ㄱ]으로 소리 난다고 하였다. 그러니 “물이 맑다.”는 [무리 말따]가 아니.. 2020. 1. 10.
한국어는 할 만하나요? -일본인 유학생과 대화- 이윤재 기자 한국어는 할 만하나요? -일본인 유학생과 대화- 한글문화연대 대학생 기자단 6기 이윤재 기자ture0618@naver.com 대한민국은 건국 이래 최고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 꾸준한 경제성장과 더불어 케이팝과 같은 문화 산업이 국외시장에서 인기몰이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폭발적인 한류 현상에 한국을 알기 위해 한국 유학을 결심하는 사람이 급증하였다. 교육통계서비스를 보면, 외국인 유학생은 2014년까지 8만 명대를 유지하다가 2015년부터 빠르게 늘어 지난해만 14만 2205명을 기록했다. 어학연수, 교환학생 등을 제외하고 학위과정(학사-석사-박사)만 따져도 8만 6036명에 이른다. 중국인이 6만 8537명으로 가장 많았고, 베트남 2만7061명, 몽골 6768명, 우즈베키스탄 5496명, 일본 3977.. 2020. 1.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