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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명83

사대주의에 대하여(5) [우리 나라 좋은 나라-67] 김영명 공동대표 사대주의에 대하여(5) 2017년 1월 부산 영사관 앞에 시민단체 회원들이 소녀상을 설치하려고 하자 시 당국에서 이를 압수하여 보관하였다. 그러자 시민들의 항의가 빗발쳤고 이에 못 이겨 시 당국은 소녀상 을 돌려주고 그 설치를 묵인하였다. 이는 명백하게 양국 합의에 배치되는 일이다. 일본이 주한 대사를 초치하는 초강경 대응에 나섰지만 한국 외교부는 찍소리를 못했다. 자기들이 저지른 죄 때문이다. 그러면서 ‘우리가 언제 소녀상을 철거하겠다고 했느냐 소녀상에 대해 노력하겠다고 했지.’ 하면서 우물쭈물 발뺌을 한다. 왜 그러세요, 선수들끼리? 양국 합의에 따르면 일본 측 말이 옳다. 그들의 행동이 심해서 그렇지. 그런데 양국 합의 자체가 잘못된 것이다. 그 합의를.. 2017. 3. 16.
사대주의에 대하여(4) [우리 나라 좋은 나라-67] 김영명 공동대표 사대주의에 대하여(4) 나는 수업 시간에 학생들에게 전두환 정부 이후 미국 정부가 원하는데 우리 정부가 안 한 것이 있으면 찾아와 보라는 숙제를 내준 적이 있다. 예상대로 학생들은 찾지 못하였다. 기껏 찾아온 것이 아시아 인프라 투자 은행(AIIB)에 한국이 가입한 것이었다. 그런 조그맣거나 구체적인 협상 조건들 말고 국민 일반이 좀 관심을 가질 정도의 사안들, 예를 들어 주한 미군이나 북핵 문제 등에서는 한국 정부의 ‘항명’을 찾아볼 수 없다. 그런데 한 가지 중요한 ‘항명’이 있기는 있다. 바로 국군의 전시작전권을 안 가져오겠다고 버티는 것이다. 우리 정부가 미국 정부 말을 안 들을 때도 있기는 있으니 대견하다고 해야 할까? 그런데 그것이 미국의 바지자락.. 2017. 3. 9.
사대주의에 대하여(3) [우리 나라 좋은 나라-67] 김영명 공동대표 사대주의에 대하여(3) 비슷한 역사가 현대에도 이어졌다. 일제에서 해방된 뒤 대한민국을 지배해 온 엘리트들은 친일 부역 세력과 그 후손이거나 미국에 의존하는 친미 세력이었다. 자주 독립을 강조하는 민족주의 세력은 분단 국가 수립 과정에서 패배하고 권력과 부의 핵심에서 멀어졌다. 김구, 김규식 등 남북협상 파나 중도파 정치인들이 모두 몰락하였다. 정치 뿐 아니라 문화적으로도 대외 의존 엘리트들이 한국 사회를 지배하였다. 문화적 사대주의가 한국 문화의 지배적 사조였음을 부인할 수 없다. 그런데 이러한 문화적 사대주의는 엘리트층 뿐 아니라 대중에게도 상당히 뿌리 깊게 자리 잡았다. 미국 문화, 일본 문화, 유럽 문화를 선망하고 추종하며 고유 문화를 업신여기는 풍조.. 2017. 3. 3.
사대주의에 대하여(2)  [우리 나라 좋은 나라-67] 김영명 공동대표 사대주의에 대하여(2) 그러면 사대주의는 무엇을 말하는가? 그것은 큰 나라, 앞선 나라를 섬기거나 우러러 보고 그 힘을 추종하며 자기 것을 업신여기는 마음 상태이며, 큰 나라와의 관계가 국내외 정책의 근본을 규정하는 정책 사조라고 정의할 수 있을 것 같다. 현대 한국의 사대주의는 중국의 변방으로 살아온 오랜 역사, 일본의 강점, 그리고 미국에 대한 의존 등 한민족의 지정학적 역사에 뿌리박고 있다. 정치, 경제, 문화적으로 강대국의 영향이나 지배 하에 있었던 역사가 과거에는 물론이고 주권 국가의 모습을 갖춘 현대에도 대외 의존적 구조와 심성을 탈피하지 못하게 만들었다. 이런 사대적 마음이나 정책은 역사적으로 중화 사대주의, 문명 개화 사대주의, 친일 사대주의,.. 2017. 2. 22.
사대주의에 대하여(1) [우리 나라 좋은 나라-67] 김영명 공동대표 사대주의에 대하여(1) 많은 사람들이 한국 민족주의가 너무 강하다고 말을 하지만, 하지만 사실 우리에게 가장 강한 사조는 민족주의가 아니라 그 반대인 사대주의일지 모른다. 이제부터 몇 회에 걸쳐 한국의 사대주의가 어떻게 나타나고 어떤 문제를 보이는지를 얘기하도록 한다. 우선 사대주의가 무엇인지부터 생각해 보자. 사대주의라는 말은 다른 나라 말에서는 보기 어려운 한국의 특유한 언어 표현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사대주의는 한자말이라 중국에 존재할 뿐 아니라 그 낱말의 기원도 중국일 것이다. 그것은 고대 이래 근대 이전까지의 중국과 변방의 관계를 지칭하는 용어였다. 중국어를 모르는 나로서는 현대 중국에서 그 말이 얼마나 통용되는지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사대주의.. 2017. 2. 16.
소녀상이 불편하다고? [우리 나라 좋은 나라-66] 김영명 공동대표 김명인이라는 문학 평론가가 위안부 피해자 소녀상들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었다. 어느 매체에 기고한 글을 통해서인데(슬로우 뉴스, 2017.1.23.), 나는 이 글을 읽지 않고 바로 댓글로 직행하였다. 대부분의 기사들은 댓글들이 더 재미있기도 하고 댓글들을 읽으면 그 내용도 대체로 파악할 수 있다. 또 나는 원래 평론가라는 사람들을 별로 좋아하지도 않는다. 자기는 안 만들면서 누가 만들어놓으면 그것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아는 척만 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평론가라는 사람들이 쓴 글을 보면 당최 무슨 소리인지 모르겠기 때문이다. 하긴 나도 정치는 안 하면서 정치 평론에 해당하는 글들을 쓰니 평론가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나는 한 번도 평론가로 자처한 적이 .. 2017. 2. 8.
박유하 교수와 친일 문제 [우리 나라 좋은 나라-65] 김영명 공동대표 세종대학교의 박유하 교수가 명예훼손 형사 소송 1심 판결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다(2017. 1.25). 그 교수는 라는 책을 써서 위안부 피해자들의 명예를 훼손하였다고 형사고소를 당하였는데, 재판부가 이를 무죄라고 본 것이다. 책의 내용이 학문과 표현의 자유에 해당한다는 것이 재판부의 판단이었던 듯하다. 고백하거니와 나는 그 책을 읽은 적도 없고 읽고 싶지도 않다. 유쾌하지 않을 것이 분명한 내 전공 분야도 아닌 책을 굳이 읽고 싶지 않다. 다만 간간이 보도를 통해 본 바에 따르면 그 책은 종군 위안부가 일본 제국의 일부로서 전쟁 수행에 가담했다고 보는 같다. 그런 시각이든 저런 시각이든 얼마든지 자유이다. 그것이 위안부 출신 할머니들의 명예를 직접 훼손했는.. 2017. 2. 2.
근혜 순실 올랭피아 대소동 [우리 나라 좋은 나라-64] 김영명 공동대표 국회의원 회관에서 열린 한 그림 전시회 때문에 소동이 벌어졌다. 박근혜 대통령이 나체로 누워있고 최순실이 옆에 서 있는 그림이다. 일국의 대통령을 그렇게 능멸할 수 있냐고 보수 인사들이 발끈하고 나섰고, 새누리당 여성 국회의원들은 여성 모독이라고 공개 비판하는가 하면, 더불어민주당의 문재인 씨조차 크게 잘못된 일이라고 사과 아닌 사과를 한다. 나도 이 그림을 보고 혐오감이 약간 들지 않은 것이 아니다. 그런데 그 혐오감이 어디서 왔을까 하고 다시 보니 그것은 바로 박근혜와 최순실의 얼굴 때문에 온 것이었다. 그들이 아니라 아름다운 연예인들의 얼굴이었어도 혐오감이 들었을까? 여기서 잠깐. 요샌 하도 여혐, 여성의 상품화 어쩌고 하니 원래 ‘어여쁜 여인’이라고 .. 2017. 1. 25.
사대주의가 문제다. [우리 나라 좋은 나라-63] 김영명 공동대표 사대주의가 문제다. 한국에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를 배치하겠다는 정부 발표 이후 많은 논란이 일고 있다. 오래 전부터 우리 정부는 사드를 배치할지 안 할지 정한 바 없다고 오리발을 내밀고 있었다. 나는 그 말을 들을 때마다 약간의 콧방귀를 뀌면서 ‘곧 배치하겠구먼!’ 했다. 한국에 사드를 배치하는 이유는 뭘까? 북한 핵, 북한 미사일, 북한 공격 등등 북한 때문인가? 사드를 들여오면 북한 공격을 잘 막을 수 있을까? 그렇다는 말도 있고 안 그렇다는 말도 있고, 정치학자인 나도 그쪽 전문가는 아닌지라 잘 알 수 없다. 그런데도 나보다도 더 모르는 절대다수의 대중들도 뭘 아는지 찬성이니 반대니 하고 있는 모양이다. 내가 사드를 곧 배치하겠구먼 하고 생각.. 2016. 8. 10.